비어있는 것들

빡빡하게 밀집되지 못한 것들

힘을 잃고 갑자기 주글주글해지면서 작아지는 것들

깔깔거리는 소녀들의 치기어린 배웅으로 얼굴이 얻어터지면서

발기불능의 침을 뱉듯 강물에 던져진다

겉껍질뿐인 저 페트병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내부엔 공허를 가득 채웠으니

출렁이며 이동하는 외부의 밀집성과의 가혹한 단절!

표류하면서도 제 무게에 의해 가라앉지 못할

결코 풀어버릴 수 없는

치밀한 속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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