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UN 사무총장. <동양일보DB>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한 팬클럽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반딧불이’는 24~25일 반 총장 고향인 음성에서 모임을 연다.

이들은 24일 음성군 금왕읍 한 자연휴양림에서 팬클럽 창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이튿날인 25일에는 반 총장 생가 인근 보덕산과 반기문 평화랜드에서 산행과 음악회를 잇따라 하며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창립 준비위 발족식에는 50여명, 이튿날 산행에는 8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딧불이 SNS에는 충북 지역 일부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등도 가입해 있으며, 일부 기초 지방자치단체장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창립준비위 발족식이나 산행, 음악회는 음성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청·장년층이 주축이 돼 치를 것으로 보인다. SNS로 가입한 정치인들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반딧불이는 오는 10월께 출범식을 하고 공식 발족해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는 12월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단순한 팬클럽 성격을 넘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반 총장의 인간적 매력, 외교관과 유엔 수장으로서 그의 업적을 부각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딧불이 모임 관계자는 "반딧불이는 반 총장의 업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청장년들을 중심으로 SNS상에서 결성된 모임"이라며 "반 총장이 임기를 잘 마무리하도록 도와주고 나라를 위해 더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순수하게 반 총장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과도하게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건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딧불이는 반 총장이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성공했다는 데서 착안해 반딧불이 등장하는 고사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에서 이름을 따왔다. 반 총장의 성(姓)도 염두에 뒀다.

형설지공은 '반딧불·눈과 함께 하는 노력'이라는 뜻으로, 고생을 하면서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자세를 일컫는다.

중국 진나라 차윤(車胤)이 반딧불을 모아 그 불빛으로 글을 읽고, 손강(孫康)이 겨울밤에 마당에 쌓인 흰 눈에 책을 비추어 읽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반딧불이는 현재 SNS(사화관계망서비스)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한다.

지난 22일 현재 SNS 회원은 759명이며, 연말까지 10만 명 회원 모집을 목표로 내걸었다.

반딧불이는 회장 1명과 부회장단 17명(광역시도별 1명)으로 조직을 꾸리고 상임집행위원회 산하에 사무국을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SNS를 통해 '반딧불이 대학생 모임' 회원을 모집 중이며, 반딧불이 포럼과 청년모임 등으로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반 총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팬클럽 성격의 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반딧불이 외에도 현재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반기문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임', '대한민국 동서화합과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모임' 등 반 총장 지지 팬클럽 모임이 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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