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편집국 부장/천안지역 담당)

▲ 최재기(편집국 부장/천안지역 담당 )

7대 천안시의회는 개원 초기부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의원들의 각종 비위가 드러나면서 의회의 위상은 바닥을 쳤다. 공직선거법위반과 뇌물공여 의원직 상실 1명, 뇌물약속 구속 1명, 1심서 알선수재 실형 1명, 음주운전 적발 1명 등 의원들의 민낯을 보여줬다. 각종 갑질과 막말은 공직사회의 공분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반성과 자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언론의 뭇매에 시정홍보활성화 조례를 자치단체 최초로 제정해 언론사 길들이기에 나서기도 했다. 의회의 이런 낯 뜨거운 모습은 시민사회단체의 ‘전반기 의장단 전원 사퇴’ 촉구를 불러왔다. 이런 의회의 볼썽사나운 모습은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도 재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 새누리당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양 당이 팽팽하게 맞섰다.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몇 차례 사전협의가 시도됐지만 실패했다. 결국 다수당인 더민주의 독주로 의장단이 구성됐다. 새누리 의원들의 반발도 거셌지만, 우여곡절 끝에 더민주가 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 새누리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각각 나눠가지는 것으로 정리됐다. 의장단 구성을 위한 임시회가 개최된 지 14일 만이다. 더민주 일부 의원들은 양 당의 합의를 깨고 1심서 알선수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무소속 의원(더민주 탈당)을 운영위원장으로 미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는가하면, 새누리에서는 당론을 깨고 운영위원장에 출마해 경쟁 벌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럼에도 후반기 의장단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소통의 리더십을 지닌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종한 의장은 18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찾아 매끄럽지 못했던 후반기 원구성에 대해 사과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회의 명예와 위상을 높이고,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부처님의 상이 석수장이의 손에 달려있듯이 천안시의회의 대외적인 위상은 의원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온아한 부처님의 상이 아니라면 그건 석수장이의 잘못이다. 의회에 대한 혹평 또한 의원들의 잘못이고 책임이다. 천안시민은 충남 수부도시로서 의회의 위상과 평가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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