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주요 약용작물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 개발
2090년 인삼재배가능면적 국토 5%…당귀·천궁도 급감

▲ 농촌진흥청의 인삼재배가능 면적 변동 예측지도. 2090년이면 강원도 일부 산간지역에서만 인삼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090년이면 국내산 인삼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인삼, 당귀, 천궁 등 주요 약용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재배하고 있는 품종과 재배양식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조건 아래 기후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20년대부터 209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주요 약용작물 재배지 면적변화를 예측한 것이다.

예측 결과 주요 약용작물 중 고온에 취약한 인삼과 당귀, 천궁의 재배가능지역이 크게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도 올랐으나 한국은 1.5도 상승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2100년에는 전 세계 평균기온이 4.7도, 한국은 5.7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등 기온이 크게 오를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인삼은 과거 30년(1981~2010년)에는 전 국토의 84.1%에서 재배할 수 있었으나 2090년에는 강원도와 일부 내륙 산간(전 국토의 5.1%)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당귀 역시 과거 30년간 총재배가능지(재배적지+재배가능지) 면적이 국토의 56.6%에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줄어 2050년에는 10% 미만으로, 2090년이면 0.72%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양질의 당귀를 수확할 수 있는 ‘재배적지’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다.

천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 30년간 국토의 71.2%에서 재배할 수 있었으나 2090년에는 1.4% 면적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농진청은 이번 예측결과에 따라 고온 적응형 품종 육성, 고온 대응 재배기술 개발,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 등 기후변화 대응 대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예측지도를 농업관련 기관에 제공하는 한편 올해 안에 웹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국내 식생활에 중요한 작물을 중심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도출된 결과를 이용, 기후변화의 선제적 대책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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