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시한부 슈퍼스타 김우빈

▲ 김우빈

KBS ‘함부로 애틋하게’ 출연

첫사랑 잊지 못하는 까칠남

수지와 절절한 멜로 선보여

■ 판타지 슈퍼맨 이종석

MBC ‘더블유’ 주인공 강철 역

천재적 두뇌 갖춘 슈퍼 갑부

현실 웹툰 오가며 ‘이목집중’

스물일곱 청춘의 용호상박이다.

1989년생 동갑내기다. 키도 187㎝ vs. 186㎝로 불과 1㎝ 차이다.

▲ 이종석

특급 청춘스타들의 경연장인 지상파 수목 미니시리즈 드라마에서 나란히 주인공을 꿰차 지난 20일 맞대결에 돌입했다.

불과 3년 전 KBS 2TV ‘학교 2013’에서 고교생을 연기했던 김우빈과 이종석의 성장이 빠르고 거세다. ‘학교 2013’에서는 남다른 ‘브로맨스’(남자들의 우정)를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줬던 두 배우가 이번에는 갈라서서 동시간대 경쟁자가 돼 팬들이 갈등하고 있다.

누구를 ‘본방사수’로 응원해야하나.

다행히(?) 캐릭터와 작품의 색깔이 다르다. 김우빈은 정통 멜로에서 시한부를 선고받아 한없이 절절함으로 빠져들고, 이종석은 판타지 드라마에서 액자만화 속 인물이 돼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적으로도 절친한 사이인 두 배우의 연기를 같은 틀 안에 놓고 비교할 필요는 없어진 것.

그래도 고민은 이어진다. 누가 더 멋있지?

 

● 시한부 슈퍼스타 김우빈

김우빈을 시한부로 만들어버린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는 ‘애틋’에 방점이 찍힌 드라마다. 슈퍼 울트라 한류스타 신준영이 어느날 난데없이 시한부 삶을 선고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신준영이 1단계로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고, 2단계로 분노하다가 3단계로 마지막 시간을 못다 이룬 첫사랑과 함께 하려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까칠한’ 매력이 폭발하는 김우빈은 신준영을 맡아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좌충우돌 안하무인 슈퍼스타를 소화하고 있다.

‘신사의 품격’부터 ‘학교 2013’을 거쳐 그를 실제 한류스타로 만들어준 ‘상속자들’의 최영도까지 김우빈은 드라마에서 내리 반항적이고 도발적인 고등학생을 연기하며 인기를 얻었다.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도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한 김우빈은 겉으로는 건방지고 무례하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알고 보면 속이 깊고 상처가 많은 신준영을 전작들의 연장선상에서 그려내고 있다. 노을(수지 분)에 대한 애틋한 순정을 무심함을 가장해 전달하는 것도 김우빈에게 어울리는 방식이다.

다만 전작들과 큰 차이점이 있으니 바로 시한부. 누구보다 건강하고 건장한 이미지의 김우빈이 후반부 과연 어떤 연기를 펼칠지 궁금해진다. 김우빈과 눈물은 과연 어떤 조화를 이루고 몇점을 받을 것인가.

‘함부로 애틋하게’의 제작사 삼화프로덕션은 “김우빈과 수지의 호흡이 절절하다. 촬영 때는 물론이고 편집을 하면서 울컥한 스태프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상속자들’ 이후 영화 ‘스물’과 ‘기술자들’로 경험을 쌓은 김우빈이 처음으로 도전한 정통 멜로에서 연기의 외형을 넓히는 데 성공할 것인지 주목된다.

더구나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경희 작가의 구식 신파 멜로다. 스타일이나 설정 등 다른 장치를 이용해 숨을 구석이 없다. 오로지 절절함으로 정면승부 한다.

 

● 판타지 슈퍼맨 이종석

이종석은 판타지 히어로가 됐다. MBC TV ‘W’ 안에 등장하는 동명의 만화 ‘W’의 주인공 강철이 그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초능력자를, ‘피노키오’에서는 천재적 두뇌를 가진 인물을 연기했던 그가 한발 더 나아가 아예 현실감 제로의 판타지 히어로가 된 것.

얼마나 현실감이 없냐면 강철은 집중력을 키우고자 불과 몇개월 연습한 사격에서 두각을 나타내 덜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더니, 그 직후 권총으로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썼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뒤에는 벤처 사업가로 성공해 현재 자산 규모 8천억 원의 슈퍼 갑부가 됐다.

한마디로 슈퍼맨. 불사조이기도 하다. 배에 총을 두 군데나 맞고 피를 엄청나게 흘렸음에도 살아났다. 만화 속 일이니까 가능하다.

‘나인’과 ‘인현왕후의 남자’와 같은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성공시켰던 송재정 작가가 자신의 장기를 다시 살려 내놓은 ‘W’는 동시간 존재하는 현실과 웹툰의 세상을 오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종석은 현실감이 없는 강철을 맡아 안 그래도 해사한 이미지를 더욱 해사하고 ‘뽀얗게’ 만들어 실제 만화 속 슈퍼맨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2010년 ‘시크릿가든’에서 게이 가수 썬으로 등장해 시선을 끌고, 이후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종석은 ‘학교 2013’의 고남순 역을 기점으로 드라마의 정통적인 주인공 상을 계속해서 구현해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 ‘피노키오’에서 이종석이 연기한 캐릭터는 모두 막강한 긍정의 에너지로 어린 시절 겪은 엄청난 고난과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인물들이다. ‘W’의 강철도 판타지가 가미되긴 했지만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후 자신마저 살해하려는 얼굴 없는 범인을 추적해나가며 불굴의 의지를 발휘하는 인물이다.

이종석의 숙제는 한가지. 가뜩이나 멋진 강철을 어떻게 하면 정말 멋지게 그릴 것이냐다. 자칫 허공에 뜬 캐릭터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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