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청주 토박이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청주를 떠나 생활해본 적이 없고, 초·중·고등학교를 청주에서 졸업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집도 상당구 수동으로 기존 살던 기와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1994년에 2층 양옥집으로 신축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필자의 청소년 시절 1980년대 청주시의 도심경계는 북쪽으로 내덕칠거리, 남쪽으로 수곡동 파출소, 서쪽으로 공단오거리, 동쪽으로는 우암산이고, 인구는 약 30만 명 인걸로 기억된다. 우암산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했고, 학생들 또한 많았던 관계로 청주대학교 정문부터 육거리시장까지 대성로에는 학교가 참 많았었다. 북쪽부터 청주대, 청주상고(현 대성고), 대성초, 우암초, 대성여상, 대성여중, 주성중, 청주여고, 교동초, 중앙초, 석교초 등 대학교 1, 고등학교 3, 중학교 2, 초등학교 5개소, 총 11개의 학교가 위치했었다.

이렇던 청주시가 청원구 율량동 일원에 15층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가 조성되면서 도심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상당공원 옆에 위치했던 청주여고가 율량동으로 이전됐다. 이후에도 용암1지구 택지개발이 되면서 교동초가 이전했으며, 최근에도 율량2지구 택지개발지역으로 주성중과 중앙초가 이전을 했다.

필자의 집 뒤에는 청주의 상징인 우암산이 자리하고 있는데, 새벽이면 많은 청주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침운동을 한다. 물론 필자도 동트기 전 새벽 5시경에 우암산 순환도로를 걸으며 새벽운동을 주 3회 이상 한다. 우암산 순환도로를 걷다보면 청주의 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장소가 곳곳에 있는데, 그 중 삼일공원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면, 청주의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청주시민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전망대에서 청주시내를 보면, 원도심인 중앙동, 성안동, 사직동을 중심으로 공동주택 단지가 율량동, 사천동, 운천동, 봉명동 등에 밀집되어 있어 마치 병풍을 두른 듯 보인다. 이렇다 보니, 원도심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경우 학년당 학급수가 2개반 내외이고, 학급당 학생수도 30여명으로 학교는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속담에 ‘고목에도 꽃을 피운다’라는 말이 있듯이, 최근 들어 원도심에도 고목에 꽃이 피듯이 도시재생의 새싹이 돋아났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원도심 도시재생의 사례 중 필자가 생각한 도시재생의 사례 몇 가지를 기술해 보면, 그 중심에는 청원구 내덕동 구 연초제조창에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일 것이다. 선도사업의 주요내용은 구 연초제조창 부지에 비즈니스센터, 호텔, 복합문화레저시설과 국립현대미술관이 들어서고, 상당로를 포함한 주변도로가 확장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 공모에 당선된 ‘안덕벌 예술의 거리 상권활성화 사업’ 및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중앙동 상권활성화사업’ 등이 있으며, 특히 중앙로 상권활성화 사업을 보면, 중앙로에 차량을 통제하고, 조경수 식재, 물길조성, 벤치 등 휴식공간 설치 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발길이 성안길에서 중앙로로 옮겨오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중앙로의 상권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민간에서도 원도심으로의 인구유입을 위해 공동주택 건립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답보상태에 있던 주택 재건축 및 재개발 정비사업이 최근들어 몇몇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일등경제 으뜸청주를 슬로건으로 한 민선 6기 청주시의 주택 재건축 및 재개발정비사업의 방침은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정비구역은 적극 지원하고, 사업추진이 부진한 정비구역은 매몰비용 지원을 통한 정비구역 해제이다. 그 결과 정비구역은 당초 38개소에서 16개소로 대폭 축소되었다. 특히,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도로, 하수도, 도시가스 등 기반시설 지원이 중단되어, 만약, 사업추진이 부진할 경우 주민들의 정주여건은 취약해진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에 대해 필자의 짧은 소견을 두서없이 기술해 보았고, 필자는 도시재생사업이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실타래처럼 얽힌 이해관계를 꼽고 싶다.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로 한발 물러서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민·관의 적극적인 사업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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