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축사동안 박수 27차례…정진석 "우린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

"천막당사 시절도 있었지만 우리는 결코 헤어지거나 이별하지 않았습니다!"(정진석 원내대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열린 잠실체육관 내부는 총선 참패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혁신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단결해야 한다는 외침으로 9일 종일 들끓어 올랐다.

이날 전대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 치러졌지만 체육관 내부를 가득 메운 1만여명의 대의원 함성이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장내에 울려 퍼졌다.

김희옥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박명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전원 참석했다.

무엇보다 이목이 쏠린 대목은 박 대통령의 참석이었다.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손을 들어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붉은색 재킷에 회색바지 차림으로 김재원 정무석 등의 청와대 참모들의 수행속에 행사장에 등장했고, 지난 2014년 7월 전대와 똑같은 옷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이 행사장에 나타나자 1만여명의 당원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함성으로 박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며 단결 의지를 다졌고, 이에 박 대통령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연단에서 "사심없는 애국심으로 나라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계신 우리의 대통령님"(김희옥), "노심초사 불철주야 애쓰시는 우리의 최고 지도자 박 대통령님"(정진석)이라며 감사를 표할 때마다 박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며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가 연설하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박관용 전대 선관위원장 등과 환담을 주고받으며 지도부의 인사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 박 대통령은 축사를 하면서 막판 "국민이 우리에게 등을 돌렸을 때도 서로 화합했다", "서로 힘을 모아 적극적인 정책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해 나가자"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한마디 한마디마다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고, 박 대통령의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축사가 15분 가량 이어지는 동안 27차례의 박수가 쏟아졌다.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논란의 한복판에 서며 탈당했다가 지난 6월 복당한 유승민 의원도 행사 시작부터 자리를 지키며, 박 대통령의 축사 동안 수 차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비박계 단일 후보인 주호영 후보 공식 지지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는 대회장 2층 스탠드에서 지역구 당원들과 함께 했다. 친박계 지도자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전대가 진행되는 도중 현장에 도착했다.

연설을 마친 박 대통령은 이날 무대 아래로 내려와 당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장내를 한 바퀴 크게 돌았고, 당원들은 박 대통령이 행사장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박수와 연호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14년 전당대회때는 축사 이후 장내를 돌지 않고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박 대통령이 퇴장하며 1층 대회장을 한바퀴 돌 때 뒷열에 앉아있던 하태경 의원이 앞줄로 나와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고, 박 대통령은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이 자신을 향해 손을 드는 모습을 발견하고 다가가 손을 내밀며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5시간 동안 진행된 전대를 관통하는 화두는 일관되게 당의 개혁과 화합이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우리는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절함으로 힘을 모아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켰다"면서 "이 정부가 성공하도록 다시 힘을 모으고 그 힘을 몰아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자"고 다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두 차례 정권을 내준 적도 있고 천막당사 시절도 있었지만 우리는 결코 헤어지거나 이별하지 않았다"면서 "창당과 분당을 밥 먹듯이 하는 야당과 달리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였고 앞으로도 하나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큰 호응을 얻었다.

당권주자들은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대의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복장과 퍼포먼스로 좌중의 눈길을 끌었다.

이정현 후보는 밀짚모자와 선거운동기간 내내 착용했던 '트레이드 마크' 회색빛 점퍼 차림으로 등장했고, 평소 '4번 타자'임을 강조했던 주호영 후보는 야구 방망이와 모자를 쓰고 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이주영 후보는 연설 도중 무대 한 쪽에 놓여있던 대형 당기를 뽑아 흔들기도 했고, 한선교 후보는 "된다! 된다! 된다!"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시작했다.

대회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총무본부장, 국민의당 조배숙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이 각 당 내빈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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