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해 215.9% 신장된 9774㏊ 가입률 신장…
피해산정 어렵고·수수 율무 보험상품 없어 가입도 못해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올 들어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예년에 비해 충북도내 농작물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보험 적용 대상 작물에 포함되지 않은 농작물이 있는가 하면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피해산정이 어려운 작물의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2일 충북도와 지역농가에 따르면 농작물재해보험 지원 사업은 복숭아와 벼, 시설작물, 인삼, 배(적과전종합위험), 사과(적과전종합위험), 표고버섯 등 시범사업 작물 13개 품목을 모두 포함해 45개 품목, 39억2600만원에 이른다.

충북도의 홍보활동과 국(50%)·도(15%)·시군(20%)비로 85%나 지원하고 자부담이 15%에 불과해 도내 6856농가(9774㏊)가 7917건의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하는 등 지난해(4528㏊) 가입실적에 비해 무려 215.9%나 향상됐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에도 불구하고 적용대상에서 빠져 있는 단양군을 비롯한 충북도내 수수, 율무 농가는 극심한 가뭄에 잎 마름 증상과 작황 부진 피해를 입었음에도 적절한 재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수수와 율무 등의 밭작물이 농작물재해 보험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어 관련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와 옥천 등 도내 일부지역 농가도 마찬가지로 옥수수를 수확한 뒤 이모작을 위해 심은 들깨모종이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새까맣게 말라죽었지만 보험 적용대상에도 빠져있고 피해산정이 어려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

청주(벼·포도 등)와 충주(사과), 음성(복숭아), 영동(포도)의 과수농가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정작 피해산정이 어려워 제대로 된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이들 과수농가는 과일이 오그라들거나 점무늬가 박히고 당도가 떨어지는 작황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도내 배추, 무 등 시설채소와 고추농가들도 마찬가지다. 배추와 무에서는 무름병이나 석회·붕소 결핍증이, 고추는 어린 열매가 떨어지는 일소피해가 나타나고 있지만 인공관수를 통한 수분공급과 유기물 퇴비 등의 영양분 공급 처방을 하고 최종 추수철이나 돼야 피해산정을 통한 피해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들 농가들은 평년에 비해 방재를 위한 농약과 영양제 공급에 더 신경을 쓴 상황에서 이런 추가 영농비가 피해산정에 제대로 포함 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사과 재배 농민 박모(70·보은군)씨는 “추석이 코앞인데 사과 굵기는 예년의 80%에 불과하고 이런 판국에 버려지는 사과는 2∼3배에 달해 올 농사는 망쳤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추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피해산정을 하다 보니 이런 출하시기와 맞물려 벌어지는 작황부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수 재배 농가 김모(65·단양군)씨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들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상품이 없어 가입을 못하는데다 연중 재 가입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이 소멸성이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농가는 얼마 안 되는 보험금 납입도 꺼린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피해 조사와 보상은 가을 수확시기가 본격화 돼야 이뤄진다”며 “농작물재해보험 시범작물을 해마다 늘리고 있지만 농가들이 피해 산정액을 입증하기란 쉽지만은 않아 적절한 보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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