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유원대 교수)

▲ 백기영(유원대 교수)

도시는 개성을 추구한다. 도시를 만드는 방식이 개성적이어야 한다. 이를 도시특화라 한다면, 도시특화는 건축물과 도로의 형태적 변화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도시의 정체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는 모든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행복도시는 특화된 개발방식을 통해 장소의 중요성을 아는 개발주체에게 토지를 공급하여 개성있는 도시만들기로 나아가고 있다.
행복도시는 기존의 도시개발의 틀을 깨고 도시가치 향상을 위한 도시특화의 개념을 도입하여 도시 곳곳까지 확대하고 있다. 도시특화는 도시기능, 디자인, 신기술공법을 다각적으로 반영하여 도시의 품격향상을 지향한다. 공공에서 토지와 기반시설만 조성하고 주택, 상가와 같은 민간건축물을 분양성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는 개발방식은 기존 개발방식이다. 행복도시는 기존 방식을 벗어 나고자, 설계공모, 사업제안공모, 공공건축가 제도 등 새로운 개발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기존 공동주택용지는 개별 필지의 단순 추첨방식으로 공급되었다. 이 택지공급방식은 계열사가 많은 건설업체 중심으로 사업자가 되어 소수 브랜드의 독점현상이 발생되곤 했다. 단순한 필지단위 토지공급방식은 주변 단지를 고려하지 않아 당해 사업지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계획이 이루어졌다. 보다 넓은 도시적 흐름에 맥락을 갖지 못한 채 단조로운 주거양식과 디자인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서 행복도시는 단지 마스터플랜을 먼저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지별 현상공모를 실시하여 우수한 디자인을 갖춘 단지를 조성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경관의 획일화 및 생활환경의 단절 등 공동주택 주거문화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개 단지를 묶어 생활권 단위의 통합설계를 추진한다. 단지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계한 순환산책로 및 가로공간 조성, 공동 이용이 가능한 통합커뮤니티시설은 주요한 요소이다. 세대간, 단지간의 교류와 소통을 기초로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한 도시공동체 문화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 주요 경관점에는 디자인타워, 공중가로, 스카이 커뮤니티 등을 도입하여 디자인과 교류를 동시에 모색하기도 한다.
사업제안 공모의 경우는 기존의 가격만 고려하던 최고가 낙찰방식에서 상가활성화 계획, 유치업종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토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점도 눈에 띤다. 기존 도시의 상업업무시설의 경우 최고 입찰가로 토지가 공급되기 때문에 사업성에 맞추기 위해 저렴한 상가들이 건축되고, 분양만 하고 떠나는 사업행태가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기존 용지공급 개발 양태를 개선하기 위해 공모방식의 토지공급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이 방식은 상업업무용지에 대해 가격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설계안을 제시하는 사업자들에게 공모를 통해서 토지를 공급하게 된다.
행복도시에서는 고품격 건축물 건립을 위하여 도시디자인을 담당하는 MA, BA라 불리는 전문건축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MA가 마스터플랜과 세부디자인 지침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축설계공모와 디자인계획을 실시함으로써 통합디자인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창의적이고 독특한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BA라 불리는 블럭건축가제도 운영을 통하여 상업용지 밀집지, 수변, 단독주택 등 경관관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하여 건축물간의 조화로운 건축설계를 유도하여 건축디자인 향상방안을 마련하였다. BA의 세부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조건부로 토지를 공급하고, 공급 후에도 설계안에 대한 BA의 자문과 조정을 진행한다.
새로운 토지공급방식의 추진, 공공건축가 제도의 적극적 운영은 건전한 도시건축문화를 정립하는 한편 개발의 모든 참여자가 공생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행복도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도시 디자인 향상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건축가, 사업체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높였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 도시 개발과정에서 선도적으로 추진되는 행복도시 진행방식이 보다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운영의 공정성, 계획조정체계의 합리성, 디자인의 일관성 등이 지속적으로 견지되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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