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변동 가능성 여전히 남아…김경문·김성근 감독 거취도 관심

10명의 프로야구 감독 중 벌써 4명이 옷을 벗었다.

김용희(SK), 류중일(삼성), 조범현(케이티)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성적에 책임을 졌지만, 염경엽(넥센) 감독은 정규시즌 3위를 하고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롯데가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는 것으로 감독직 이동이 정리됐지만, 올해는 4명이나 자리에서 물러난 데다가 현재 진행형이다.

일단 김용희 감독과 류중일 감독, 조범현 감독은 계약이 만료돼 구단이 재계약을 포기한 사례다.

김용희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5년 정규시즌 5위, 올해 6위를 기록했다.

덕망이 높은 감독으로 '그라운드의 신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성적 부진 앞에서 인품은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삼성이 류중일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건 야구계에 충격을 몰고 왔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부임 후 6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4회·정규시즌 우승 5회를 이끌었지만,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9위에 머물렀다.

재계약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구단은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김한수 타격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발표했다.

김응용-선동열까지 외부 인사 체제로 10년(2001년~2010년)을 보냈던 삼성은 김한수 신임 감독에게 2019년까지 지휘봉을 맡기면서 '내부 승진인사'로 또 다른 10년을 채우게 됐다.

케이티는 초대 감독인 조범현 감독과 작별하는 대신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을 2대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김진욱 신임 감독은 2012년과 2013년 두산을 이끌고 준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기고 경질 통보를 받았다.

이후 2015년과 올해 해설위원으로 활동했고,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의 자진사퇴는 앞선 3명의 감독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 직후 "4년 동안 우승하지 못해 죄송하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했지만, 최하위 후보로 거론된 팀을 이끌고 정규시즌 3위까지 차지한 공은 적지 않다.

근본적인 배경은 구단과의 갈등이다.

올해 넥센은 구단 압수수색과 이장석 대표의 검찰 조사로 뒤숭숭한 시간을 보냈다.

이때 염경엽 감독이 내년 시즌 SK로 옮긴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퍼졌고, 사실 여부를 떠나 염경엽 감독과 구단은 더는 한배를 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소문의 당사자인 SK 구단은 최근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열어놓고 후보군을 물색한다'고 밝혔으나 최근까지 후보군에 염경엽 감독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사퇴 직후 SK 구단에서 "영입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염경엽 감독은 당분간 현장을 떠나 휴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긴 덕분에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전망이다.

추가적인 감독직 변동 가능성도 있다.

김성근(한화) 감독은 계약이 1년 남았지만,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내년까지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구단에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규시즌 2위 김경문(NC) 감독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경문 감독은 NC를 신흥 강호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올 시즌 선수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속병을 앓았다.

주포 에릭 테임즈의 음주 운전 적발 뒤에는 "시즌이 끝난 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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