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19년 만의 월드시리즈(WS) 진출을 눈앞에 뒀다.

클리블랜드는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3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방문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트레버 바우어가 드론을 고치다 다친 손가락에 피가 흘러 ⅔이닝 만에 교체되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부닥쳤지만 불펜 투수진의 역투와 마이크 나폴리, 제이슨 킵니스의 홈런포를 엮어 토론토의 추격을 뿌리쳤다.

7전 4승제 시리즈에서 세 경기를 먼저 쓸어담은 클리블랜드는 남은 4경기에서 1승을 더하면 1997년 이후 1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1948년 이후 68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클리블랜드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6연승을 달리면서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기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1951년 팀의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고 표정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공교롭게도 이후 클리블랜드는 월드시리즈에서 준우승만 3차례 차지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을 맞은 클리블랜드는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승 무패로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뒤에도 연승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오른 토론토는 4번타자 호세 바티스타를 1번 타순에 전진 배치하는 등 반격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안방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렸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정규리그 12승(8패) 투수인 우완 바우어를, 토론토는 9승(10패)을 거둔 역시 우완 마커스 스트로먼을 선발로 내세웠다.

애초 2차전 선발로 예고됐던 바우어는 취미로 다루는 드론을 고치다가 오른 새끼손가락을 다쳐 등판이 이날로 연기됐다.

그러나 바우어의 손가락은 이날 경기 초반 클리블랜드의 불안 요소가 됐다.

바우어는 손가락 부상 탓에 1회를 넘기지 못했다.

클리블랜드가 1회초 2사 1루에서 나폴리의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려 바우어는 1-0의 리드를 안은 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공을 몇 개 던지고 나자 꿰맨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결국 2사 1루에서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댄 오테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급하게 등판한 오테로는 러셀 마틴을 2루 땅볼로 요리해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2회 선두타자 마이클 손더스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클리블랜드는 4회초 선두타자 나폴리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2-1로 다시 앞서나갔다.

토론토가 5회말 선두타자 에세키엘 카레라의 우중간 3루타에 이은 라이언 고인스의 투수 앞 땅볼로 득점에 성공해 균형을 되찾자 클리블랜드는 바로 다시 홈런포로 분위기를 제압했다.

6회초 첫 타자 킵니스가 스트로먼을 우중월 솔로포로 두들겨 3-2로 리드했다.

1사 후에는 나폴리가 볼넷을 골라 스트로먼을 강판시킨 뒤 2루를 훔치고서 호세 라미레스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아 두 점 차로 달아났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앞선 경기까지 타율 0.111(18타수 2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나폴리는 홈런을 포함한 3타수 2안타에 1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제 몫을 했다.

클리블랜드는 바우어의 조기 강판 뒤 오테로부터 앤드루 밀러까지 6명의 투수를 적시에 교체 투입하며 7피안타 2실점으로 토론토 타선을 막고 신바람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