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정스님<진천 도솔암 주지>

 

부탄은 중국과 인도사이 히말라야산맥 동쪽에 위치한 나라다. 세계화 시대에 희말라야 산속에서 자기만의 고유성을 지키며 산다. 최빈국으로 살면서도 국민의 90프로가 행복하다고 느낀단다. 부탄을 수년전부터 순례하고 싶어 했는데 마침 일광여행사 정동영 사장의 권유로 일정을 잡게 되었다. 우리는 멀고 지루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가격이 저렴한 인도 뉴델리를 경유하는 항공코스를 택했다. 여행 넷째날 인도에서 국경을 넘으니 그렇게 고대하던 은둔의 왕국 부탄이다.

부탄은 새 세상 같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본 것과는 사뭇 달랐다. 집들도 사람들도 거리도 모두가 새롭다. 조용하며 사람들은 정갈하고 정숙해 보였다. 국경 근처에 있는 로얄 오리치트호델에 도착했다. 종업원들이 상냥하고 친절했다. 복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유니품이다. 이곳까지 수고한 기사와 가이드는 인도로 돌아갔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산 중간에서 공사관계로 길이 막힌다. 기사가 차에서 내려 앰프를 크게 틀어놓고 부탄 춤을 춘다. 일행 한 사람도 지겨움을 달래기 위해 같이 춤을 추었다. 50여분 지나자 찻길이 뚫렸다.

부탄의수도 ‘팀푸’에 도착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팀푸는 산골짜기에 형성된 도시로 인구는 5만명 정도고 라이다크강 상류 연안에 있으며 1581년에 건설되고 1962년 인도의 원조로 15년 계획으로 새 수로 공사를 끝냈다. 여기 저기 건설이 한창이고 특히 집들을 새로 많이 짓는다. 집들은 대부분 다세대주택을 많이 짓고 있으며 길도 넓히고 있었다.

점심 공양 후 정치와 외교의 중심이자 대표적 사원인 타시토종 및 심도카드종을 방문했다. 마을 끝에 위치한 이 종은 부탄에서 가장 오래 된 성이고 1627년 2년간 공사로 완공돼

현재는 불교학을 가르치는 학교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음에 본 곳은 아기가 태어나면 반드시 찾는다는 종에 들어갔다. 사원에는 아기를 안고 온 분들이 많다. 이곳은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했다. 다음에 본 곳은 왕궁이 내려다보이고 국회의사당이 바라다 보이는 비구니스님사찰을 참배했다. (부탄은 절을 종으로 부른단다.)

여행 다섯째 날 ‘푸나카’를 향해 출발했다. 가는 곳마다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올라가다 보니 전망대가 나오는데 도추라패스(고개)로 해발 3200m에서 히말라야산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초루텐 108개를 모신 사리탑도 질서 정연하게 갖추어져 있다.

강가에 있는 왕듀프르당드종 순례를 했다. 절 입구는 우리나라처럼 잡상인들이 많고 복작하고 택시들이 많았다. 드종절은 매우 크고 장엄하다. 조금 더 올라가면 부탄을 통일한 샤포톤왕이 1637년에 만든 요새로 강을 배경으로 티베트식의 아름다운 샤브르롱의 입멸지 푸나카드종을 보았다. 강가에 있는 이곳은 강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매우 아름다웠다.

드종 안에는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불상이 많은데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애석했다. 주위 사람들 몰래 사진을 찍어 보려 했지만 주위 사람들의 손사래로 찍지 못하고 말았다. 부탄 사람들은 전 국민이 국가문화재를 보호하는가보다.

호텔 부근의 비구니 수행 처소를 본 후 프나카드 종을 둘러봤다. 도저히 발길이 돌아 서지 않았다. 법당 안에 모셔진 삼존불과 후불은 조각의 극치였다. 볼수록 신심(信心)이 더해지는 듯하다. 냇가를 오르내리며 수차례를 보았지만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워서 이곳이 바로 샹그릴라 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로’는 오래전 파드마 삼바바스님께서 호랑이를 타고 산 중턱 굴에 들어가 수행을 하였던 곳으로 유명하다. 천신만고 끝에 파드마삼바바 스님께서 수행하였던 곳을 참배하고 마음속 깊이 기원을 했다. 이곳을 참배 한 공덕으로 세세생생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시방국토가 불국토가 되길 기원했다.
<매주 월·수·금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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