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프런트가 이번 겨울 김성근(74) 감독에게 한 유일한 약속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영입하겠다”였다.

한화 구단은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없다.

올해 한화 외국인 투수는 팀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5월 8일에야 처음 등판한 로저스는 6경기에 등판해 2승(3패)만 올리고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2승(2패)만 거뒀고, 대체 자원으로 영입한 파비오 카스티요(7승 4패), 에릭 서캠프(2승 5패)도 기대 이하였다.

“확실한 외국인 투수 한 명만 있었더라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했다”는 분석은 한화 구단과 김성근 감독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종료 뒤 ‘육성 전문’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김성근 감독의 권한을 축소했다.

김 감독은 구단의 결정에 동의했다. 하지만 박 단장 영입 보도자료에 ‘김성근 감독에게는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한다’고 명시한 것에는 불편함을 느꼈다.

‘1군과 2군 분리’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

일단 한화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서 프런트가 주도권을 쥐고 움직인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재계약을 하면서도 프런트는 김성근 감독과 상의하지 않았다.

애초 김성근 감독은 “팀 상황을 생각하면 수비력을 갖추고 발이 빠른 외야수를 영입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나 의견을 제기할 창구가 없었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프런트가 주도했다. “김성근 감독도 해당 코치를 원했다”라는 구단 입장이 나올 때마다 김성근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외국인 투수 영입에도 김성근 감독은 관여하지 않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모든 팀에 외국인 투수는 중요하다. 한화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프런트도 외국인 투수 영입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김성근 감독·박종훈 단장 체제가 파열음 없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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