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도민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
솔직히 말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 어느 해가 다사다난하지 않았겠느냐 마는 새해 역시 작년 병신년 한해의 굴곡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우리를 무겁게 만든다.
대한민국 사에 치욕으로 남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는 분노의 촛불을 가져왔다. 상상을 초월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과 권력의 사유화는 국민들을 나락으로 끌어 내렸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 탓이긴 하지만 남·북 관계의 최후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전격 폐쇄시킴으로써 남·북 관계는 최악으로 빠졌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때 2017년은 결코 녹록치 않다. 26년만의 4당 체제는 대선과 개헌을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며 정국혼란을 가져 오지나 않을까 우려를 앞서게 한다. 경제성장률은 3년째 2%대로 추락하고 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할 수는 없다.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앞길의 윤곽은 정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크고 작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 국민들은 한마음 한 뜻이 돼 절망과 고난을 극복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저력을 보여 왔다.
이를 위해선 조기 실시될 대선에서 대통령 다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벌써 10명이 넘는 잠룡들이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아우성이다. 분명한 것은 또 다시 ‘나쁜 대통령’을 뽑아선 안된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된 검증과 평가없이 지지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국민의 선택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으로서의 의무다.
그리고 국가구조 대개혁에 나서야 한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국가의 혼돈과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을 가져왔다. 그래서 개헌은 불가피하다. 단, 절대 서두르지 말고 정치인 몇 몇의 주고 받기식 개헌이 아니라 충분한 국민적 대토론을 통해 공감대가 바탕이 된 개헌이 추진돼야 한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와 진보는 서로 경쟁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박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보·혁 갈등은 촛불이 의미하는 국민들의 뜻이 아니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박근혜를 옹립한 수구세력은 정치적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이 옳다. 마치 전후 독일에서 나치세력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새해는 함께 사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혼인율과 출산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낯선 단어들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손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
눈을 안으로 돌려 충북도는 도민들에게 약속한 2020년 전국대비 4% 충북경제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미 충북도는 이란투자 유치와 청주공항 MRO산업 실패 공식 인정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무엇이 진정한 도정이고 도민을 위한 것 인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감언이설로 도민들을 현혹시킬 생각은 아예 접어야 한다. 162만 도민 모두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정유년이다.
정유년의 해는 그저 그냥 어제의 그 해가 아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간절한 주문을 외우며 붉은 닭의 해, 역사의 새벽을 열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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