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충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정유년 새해가 왔다. 나라가 온통 대통령 탄핵과 국정문란 관계자에 대한 처리로 떠들썩하다. 기존 사고의 틀에 갇혀 맴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고정관념과 교육, 발상의 전환과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발상의 전환은 창의적 사고를 말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이라는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생각이 나타난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내가 속한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가지고 출발한 작은 경험에서 좋은 작품과 아이디어가 나타난다.

‘후타미 미치오’의 말처럼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남보다 앞설 수 없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으로 남이 보지 못하는 길을 보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

그 예를 우리는 도종환 시인을 통해 볼 수 있다.

담쟁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악착같이 위로 향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도종환 시인은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르거나, 나아가거나, 넘는다.”라고 전제한 뒤, “담쟁이 잎 하나는 하나가 아니라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고 간파했다.

확산적 사고이며 과정중심 사고이다.

조동화 시인도 ‘나 하나 꽃 피어’란 시에서 ‘나 하나’로는 달라지는 게 없다는 고정관념의 무력함을 조용하게 꼬집고 있다.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라고 시인은 잘라 말한다.

풀 한 포기, 작은 돌 하나처럼 미미해 보이는 ‘하나의 부분들’이 모여 꽃밭과 형형색색의 산을 이루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이는 평범함이 아름다움으로 변하는 확산이다.

최근의 촛불집회를 보라. 시인들이 표현한 확산적 사고와 무엇이 다른가.

다름이 없다. 그래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눈을 돌려 교육을 보자.

교육도 이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 ‘거꾸로 수업’, ‘배움 중심 수업(일명 ’ㄷ‘자 수업)’을 들 수 있다.

교사 중심수업이 아니라 학생 중심수업으로, 배움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배움으로 바뀌고 있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배움중심 수업을 창시한 사토 마나부의 대표적 저서다.

공부로부터 배움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매개적 활동을 조직하고, 협동(모둠학습)하고, 획득 정착하는 학습에서 표현하고 공유하는 학습으로의 전환을 안내하고 있다.

실제 학교 현장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수업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학교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모둠을 조직하고 학생들이 다양하게 의견을 내고 토의하는 모습들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놀이를 통하여 즐겁게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에서 가능성이 보인다.

학교마다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확산의 물결을 감지할 수 있다.

교육에 있어서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법고창신’이 바람직하다.

좋은 가치와 방법은 지키고 잘못된 가치와 방법은 개선하여 새롭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수학습 방법은 더욱 그렇다.

정유년 새해. 우리 선생님들이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재미있는 학생중심수업으로 활약할 날을 기대해 본다.

‘내 수업이 바뀌고 네 수업이 바뀌면 우리 교육은 꽃밭이 되고 아름다운 산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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