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한국예총 충청북도연합회(회장 조철호·이하 충북예총)는 충북출신 작고예술인들의 자료를 집대성한 ‘충청북도작고예술인전집’을 발간한다.

16일 충북예총에 따르면 1894년 갑오개혁 전후 한국 근·현대 예술문화를 꽃피운 충북출신예술인들의 생애를 조명하는 자료를 정리해 ‘충청북도작고예술인전집’을 엮는다.

2013년부터 작고예술인 추모사업을 펼치고 있는 충북예총은 최근 충북도로부터 작고예술인 추모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음에 따라 ‘충청북도작고예술인전집’ 발간계획을 세우고 이달 중 간행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충북예총이 지난 4년간 발굴, 정리한 작고예술인은 모두 69명으로 이중 1890년부터 1990년까지 100년간 작고한 예술인의 생애와 예술적 업적 등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올부터 시작하는 이 전집간행은 위촉 집필진에 의해 1차 사업으로 생몰연대를 기준으로 매년 1권에 10여명씩 엮어 2021년까지 총 5~7권의 전집이 간행돼 충북예술의 뿌리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집 1권에 수록될 작고예술인은 다음과 같다.

 

●박팔괘

청원군(현 청주시) 북이면 석성리에서 출생한 국악인 박팔괘(1876~1946)는 조선시대 가야금 병창과 산조로 이름을 날린 전설적 명인이다. 전통적인 가야금 산조와는 다른 특색을 가진 독자적인 충청제(忠靑制)의 산조가락을 만들었다. 1915년 국내 최초로 본인의 가야금 병창을 녹음해 국내 음반사의 효시를 기록했다.

 

●홍명희

언론인, 사회운동가, 작가로서 탁월한 재능을 떨쳤던 소설가 홍명희(1888~1968)는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에서 태어났다. 탁월한 사실주의적 표현으로 한국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임꺽정’을 발표했다. ‘임꺽정’ 이외에도 동아일보 주필 및 편집국장 재임시의 다양한 칼럼과 평론 등도 남아있다.

 

●조명희

민족민중문학의 선구자 포석 조명희(1894~1938)는 진천군 진천읍 벽암리 출생이다. 한국의 현대 희곡, 시, 소설에서 선구적 업적을 뚜렷이 남겼다.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김영일의 사’를 펴냈다. 신경향파 문학을 프로문학으로 발전시켰고 러시아로 망명한 후에도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러시아에 한국 문학의 씨앗을 뿌렸다.

 

●권구현

권구현(1898~1938)은 한국 시단에 아나키즘의 깃발을 올린 천재 시인으로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와 화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아나키즘의 세례를 시조에 적용해 전통적 시조 형식을 과감히 혁신했다. 미술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지방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지는 등 미술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김복진

김복진(1901~1940.8.18.)은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 출신이다. 빼어난 예술혼으로 한국 근대조각의 선구자 역할을 도맡아 했지만 39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는 불상에도 현대적 감각과 조각의 미적 요소를 도입해 기조의 불상과는 전혀 다른 불상을 선보였다.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진천출신 조명희 등과 연극운동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

 

●정순철

어린이 노래운동의 선구자인 작곡가 정순철(1901~?). 국민동요 ‘짝짜꿍’과 숱한 세대의 가슴을 울린 ‘졸업식 노래’를 작곡했다. 옥천군 청산면 교평리 출생으로 ‘어린이’ 잡지에 창작동요를 발표, 보급하는데 앞장섰으며 유학 후에도 천도교 대교당을 중심으로 각종 어린이 운동을 전개했다.

 

●정지용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에서 태어난 시인 정지용(1902~?)은 한국 최초의 모더니스트로 불리며 주옥같은 시와 평론 등으로 현대 시단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문인탄압과 회유에도 꺾이지 않은 민족시인으로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선명한 심상과 절제된 언어로 표현,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다.

 

●김기진

문학평론가 김기진(1903~1985)은 청원군(현 청주시) 남이면 팔봉리에서 태어났다. 1920~1930년대 근대비평의 기초를 세웠다. 그는 문단을 진단하는 평론을 많이 썼는데 문단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망한 평론을 여러 편 발표했다. 근대비평의 방법적 기초를 제시하면서 문단에 경향문학의 새바람을 몰고 왔다.

 

●유재형

시인 유재형(1907~1962)은 진천군 문박면 봉죽리에서 태어났다. 1928년 ‘조선시단’』 창에 ‘새벽에 올린기도’ 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로 창작활동을 펼쳤다. 대표작으로 ‘대추나무 꽃 피는 마을’, ‘종소리와 꽃나무’ 등이 있다.

 

●정기환

시인 정기환(1906~1983)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농부’, 개벽에 ‘기다림’ 등의 작품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시조시인, 종교인이기도 한 그의 작품에는 동양적 서정과 서양적인 기독교 사상이 조화를 이룬다. ‘저하늘’, ‘남긴자리’, ‘거미’ 등의 작품이 있다.

 

●이무영

소설가 이무영(1908~1960)은 ‘흙냄새’와 ‘사람’을 사랑한 농민문학의 개척자였다. 음성군 음성읍 석인리 오리골에서 태어났다. 180여편이 넘는 장·단편의 소설과 희곡 15편, 동화 3편, 100여편이 넘는 시와 수필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 ‘제1과 제1장’은 한국 농촌 소설 가운데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농민의 성실한 삶을 예찬하고 가난한 농촌의 현실을 자세히 그렸다.

 

●이흡

시인 이흡(1908~?)은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에서 출생했다. ‘피에로의 노래’, ‘도시의 방랑자’ 등의 작품에서는 ‘카프’와 동반자적인 경향이 드러난다. 하지만 경향시단에서는 보기 힘든 풍자미와 낭만적인 의식도 엿볼 수 있다. 민족사의 소용돌이 속 이념의 문제로 고뇌하는 시인의 모습이 담긴 작품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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