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 설을 앞두고 청주대가 용틀임 치고 있다. 좋은 징조다. 2년 반의 학내분규에 마침표를 찍고 비로소 정상화의 길을 찾아 나선 것으로 대학 안팎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주대 혼란의 시작은 2014년 8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수이남 첫 4년제 사학인 청주대가 제한대학에 포함됐다는 소식은 학내 구성원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대학 총학생회, 총동문회, 교수회, 노조는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비대위)’를 구성하고 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격렬한 투쟁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총장 부속실 등 본관 내 일부 사무실이 점거되고 당시 김윤배 총장이 경청호 총동문회장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사태가 발생,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 학원 설립의 한 축인 석정계 후손이 분규에 편승해 이사직을 요구하는 등 외부세력까지 가세해 학내분규는 더욱 꼬여만 갔다.
그러나 학내분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이미지가 추락하고 신입생 선발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지난해부터 구성원들 사이에 위기감이 증폭, 급기야 총학생회가 범비대위에서 발을 빼면서 학내분규는 수습의 길로 접어 들었다.
그럼에도 오는 2월 있을 교육부 실사에서 분규대학이라는 빨간 딱지를 떼지 못하면 청주대는  오는 8월 교육부의 제한대학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강제퇴출 처지에 몰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이미 3년 연속 제한대학에 포함된 청주대로서는 이번 평가 결과에 ‘목숨’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위기감이 학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선 우선 대학을 살려놓고 보자는 공감대가 강하게 확산됐다. 이런 와중에 범비대위에 의해 강제 철거된, 청주대 분규의 상징이랄 수 있는 고 김준철 전 청주대총장의 동상이 다시 세워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아직까지도 누가, 왜 세웠는지는 오리무중이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걸 따지고 할 시간이 없다. 고 김 전 총장의 동상이 다시 세워졌다는 그 자체만으로 청주대 정상화를 촉발하는 암묵적 기폭제가 됐다.
이에 청주대 학교법인 청석학원이 고심 끝에 범비대위를 상대로 진행중인 민·형사상 소송을 모두 취하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 학교 구성원 2명에 대한 월급압류 조치도 해제했다. 청석학원은 또 고 김 전 총장의 동상을 강제 철거해 기소된 범비대위 구성원들의 형사사건과 관련, 이들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청석학원측의 대승적 조치로 청주대는 정상화로 가는 물꼬가 트였다. 누구도 이 흐름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풍전등화 신세였던 청주대가 분규를 딛고 새 출발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구성원 모두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혹여 청주대 정상화를 바라지 않는 외부세력이 있다면 딴지 걸지 말고 이 기회에 깊이 반성하고 청주대 발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구성원이 학교발전에 매진해 명실공히 한수 이남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청주대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주민들에게 화답하는 길이요, 최소한의 예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