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지자체였던 제주 ‘삼다수’ 먹는물 시장점유율 1위
특별법 도입 제한적 개발 수익금 일부 환경보존에 재투자
공사·광동제약 이원화관리 체계… “두 마리 토끼 다 잡아”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일면 초정리 '약수터'와 동일한 취수원에서 생산하는 일화의 초정약수 1.5ℓ 물병(왼쪽 위)과 제주개발공사가 개발해 광동제약이 판매하고 있는 제주 삼다수 1.5ℓ 물병(왼쪽 아래)이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속보=블루골드(Blue Gold) 시대 충북도의 물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제주도처럼 공수화(公水化)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1월 31일자 2면

공수화란 지하수, 지표수, 하천수 등 모든 물을 토지소유권과 분리된 공공자원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면서 지역주민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충북은 대청댐, 충주댐, 수안보온천, 초정약수 등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대표적 지자체이다. 먹는 물의 취수량도 일화 초정수, 풀무원 샘물 등 9개의 제조업체가 연 평균 43만9159t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량 및 출하금액은 전국대비 18% 수준으로 제주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런데도 충북의 먹는 물에 대한 산업화나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반면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이던 제주는 지하 암반수 개발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이면엔 제주도와 지방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물 자원에 대한 공수화 개념을 도입해 효율적으로 관리해 왔기 때문이란 시각이다.

공사는 법적으로 먹는 샘물을 개발, 판매할 수 있고 다시 수익의 일정비율을 사회에 환원하는 선진적 물 산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제주 삼다수는 국내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생수 브랜드이다. 공사는 갈수록 국내·외 먹는 물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출확대에 따른 취수량 증산에 대한 요구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주특별법에 따라 취수 허가량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제주 삼다수를 단순히 양적 성장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공공재인 지하수 보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하수 함량을 면밀히 조사하고 의회 및 환경단체와 관련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취수원 상류지역인 한라산 환경보호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공사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 화장실로 인한 지하수 오염과 악취, 해충 발생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자 냄새와 오염이 없는 무방류 순환 수세식으로 화장실을 교체하기까지 했다.

공사는 이 사업에 수십억원을 지원하며 한라산 수자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또 도외지역 판매권을 갖고 있는 광동제약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제주 발전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 장학사업, 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활동 등 일정부문의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공사는 2012년 광동제약을 제주 삼다수 판매사업자로 선정해 제주도 내에선 공사가, 도외 지역의 판매권(대형마트, SSM 등)은 광동제약이 갖는 채널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 헛개차 등 장수 헬스음료 브랜드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광동제약의 풍부한 유통 경험이 제주삼다수의 매출과 브랜드 가치를 다지는 성공적인 제휴로 이어진 것이다.

제주 삼다수의 판매량은 2013년 38만9028t(2343억원)에서 2016년 48만5640t(2996억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 전체 점포 중 제주 삼다수를 취급하는 점포의 비율은 2012년 말(61%) 보다 16%p 증가한 77%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대해 유통전문가들은 광동제약과 제주개발공사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상호 마케팅 전략에 있다고 보았다.

광동제약은 최성원 대표이사 직속으로 CS(고객만족)팀을 편성, 고객만족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가 공사의 주도아래 지하수의 보존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물 산업 시장에 안착하면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충북도도 제주도처럼 지하수 공수화 개념을 도입하고 충북도와 청주시로 이원화 돼 있는 초정 광천수 등의 관리권을 일원화 한 뒤 단계적 국·공유화를 통한 체계적 관리 및 수익성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충북은 국내 어느 지자체보다 우월한 지리적 위치와 환경을 갖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지자체가 강력한 물 산업 육성의지를 갖고 이에 걸 맞는 다양한 기업지원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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