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무려 13개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최고 정점에 서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 탄핵이라는 판결로 인해 청와대를 떠나야 하는 벌어져서는 안 될 전대미문 사건의 원인이 바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질 당시 국민들은 극명하게 촛불과 태극기로 나눠져 서로 자기 주장이 옳다며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어 놨다.
헌재의 탄핵 판결 이후에도 이 같은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세(勢)를 불려 불복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불확실한 국내·외 정치 환경 속에서 나라의 미래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라고 하니 국가 미래가 암울하기 그지없다.
한 때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사람들이 특검에 나와 자백 행렬에 동참했다는 소식은 의리를 떠나 신뢰 문제까지 불거지며 국정농단의 부역자로 불리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으니 그동안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실마리가 하나하나 풀리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탄핵 결정 이후 대다수 국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지만, 정치권은 언제 그랬냐는 듯 7개월 일찍 다가온 대권을 잡으려는 호재로 전형적인 패거리 정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 아직까지 ‘옳고 그름’을 따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호(號)’에 선장이 없는 틈을 타 일부 정치 세력들이 욕심을 부리는 형국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국인의 정서에 국한되는 말이겠지만 최소한 정치적 예의는 갖춰야 한다는 여론이 대다수다.
검찰도 수사에 부담을 느끼겠지만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를 밝히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기회에 검찰은 국민들에게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남은 숙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배후 세력에 대한 발본색원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일이 뒤따를 것이다.
국민들 감정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검찰 수사를 전폭적으로 믿는 수밖에 없다.
검찰 조사에서 모든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경우 국민들은 그 결과에 수긍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나라가 평안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된다.
그것이 바로 ‘구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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