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된 지 1075일 만에 어두운 바닷속에서 완전히 인양돼 그동안 사고 원인을 두고 제기된 숱한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상하이샐비지와 함께 세월호 선체 주변에 설치했던 유실방지 사각펜스 내 미수습자 및 유류품 등에 대한 정밀 수색을 4월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 11월 이후 29개월 만에 미수습자 등의 수색이 재기되는 것이다.
세월호는 침몰 직후부터 수색에 돌입했고 참사 나흘 만인 2014년 4월 19일 첫 시신을 수습했었다.
이후 143명의 잠수사들이 진도 앞 바다를 누비며 미수습자를 찾기에 나섰고 같은 해 11월 11일 미수습자 가족의 ‘수색 중단 요구’로 209일간의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이 중단됐다.
침몰지점은 가로 40m, 세로 20m 등 40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이 진행된다. 수색에는 머리에 카메라를 장착한 잠수사가 1m 간격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수색 방향은 좌에서 우축 방향으로 2명의 잠수사가 엇갈리게 이동하며 살핀다.
특히 선미가 있었던 2개 단위구역에 대해서는 2차 종방향으로 다시 수색을 하는 등 다른 구역에 대해 더 꼼꼼히 수색을 펼칠 계획이다. 또 잠수부가 삽과 끌 등으로 바닥을 확인하거나 수중음파탐지기(SONAR)로 2차 수색도 벌일 예정이다.
3년 간의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 선체를 인양한 첫 번째 목적은 9명의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를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따라서 지상과 수중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미수습자 수색은 한 점 허점이 없도록 진행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선체 내 수습의 경우 벌써부터 정부와 미수습자 간에 입장차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의혹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 사실이다. 검찰은 과적과 고박 불량, 선체 구조 변경, 조타수의 조작 미숙 등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화물 과적이나 기계 결함 등이 아니라 잠수함 충격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단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서 파손 등 외부 충격에 의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네티즌 ‘자로’의 ‘자현 밑바닥 쪽 잠수함 충돌’ 주장은 세월호가 안쪽으로 누운 상태라 진위 판별이 아직은 어렵다.
실체적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곧 출범할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와 정부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과학적·객관적 사고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정부는 이제 선체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로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 인양과정에서 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등 훼손되면서 사고원인 등을 규명하는데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온 국민이 생생히 지켜보는 눈앞에서 수백명이 탄 여객선이 바다에 가라앉는 참사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수많은 학생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야 하는 무기력한 안전시스템에 실망과 분노를 삼켰다.
정부는 유가족과 사회적 상처를 씻고 사회통합으로 가는 기초를 놓기 위해 한 점 의혹 없는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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