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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봉사의 뿌듯함전은순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
전은순 충북여성단체협의회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행복하다고 한다.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느꼈던 그때의 행복감은 지금도 나의 가슴속에 남아 기쁨과 보람을 주고 있다.

나는 아직도 기쁨과 가슴 벅찬 보람, 그리고 행복감을 주고 있는 과거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꺼내 동양에세이 ‘잊을 수 없는…’ 코너에 새겨놓고 싶다.

나는 봉사를 시작한지 어느덧 30여년이 넘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봉사는 어느새 삶의 일부분이 되었고 지금도 잊지 못할 한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남겼다.

청주시여성협의회장을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국인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던 IMF. 그 거센 폭풍으로 사업하는 가장을 둔 일가족 5명이 한순간에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듣게 된다.

한명의 대학생, 두 명의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었던 그 부부는 아이들 학비는커녕 소중한 보금자리였던 아파트조차도 경매로 처분되며 거처마저 잃어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었다.

등록금이며, 책값이며, 생활비며 한창 큰돈이 필요할 시기에 이런 일까지 생기다니….

그들의 딱한 사정을 접한 나는 한 가정 구하기에 나섰다.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 거의 구조에 가까웠다.

먼저 청주시청 사회복지과로 찾아가 당시 300여 만 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 받아 일단 월세방을 구했다. 아파트마저 경매로 처분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노숙생활을 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니 엄마까지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갑자기 변해버린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탓인지 고등학생인 막내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급성희귀병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급한 마음에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충북모금회의 도움으로 다행히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도 걱정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성장해 모두 대학에 진학하니 학자금 대출로 대출금은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몸은 아프지만 영리했던 막내는 공부를 열심히 해 국립대에 입학금을 면제받고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기숙사비는 청주시여성협의회에서 수자원공사와 지역난방공사에 도움을 요청해 해결했다. 매월 25만원씩 4년을 지원받을 수 있었고 막내는 4년 장학생으로 무사히 졸업했다. 졸업한 이후에는 좋은 회사의 연구원으로 취업했고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얼른 돈을 벌어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던 가슴 뿌듯한 포부를 가진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니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대견했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불행도 모두 지나고 아이들은 모두 성장해 직장인이 되었다.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은 가족들을 보니 역시 봉사란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경험으로 나는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가족의 다시 찾은 웃음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청주시여협회장을 맡아오면서 어려운 이웃을 함께 보듬으며 희로애락을 함께 해준 청주시 회원단체 회장단에게 감사하다.

이제는 충북여성단체협의회의 회장으로서 더 많은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본다.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더 큰 봉사로 보답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행복한 아침을 맞는다.

전은순  dynews@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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