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육성에도 걸림돌…재능펼칠 기회도 없어

▲ 청주 서원고 특수학급 학생들이 19일 오전 청주시 수곡동 한 볼링장에서 특수체육지도자들에게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 최지현>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10년 전만 해도 장애인체육은 일명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러나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면서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이제는 장애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삶의 희망을 주고, 재활의 큰 역할을 하는 장애체육이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특수교육대상학생(이하 특수학생)들에게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에 동양일보는 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학생들의 체육참여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일반학생과 함께 체육수업을 하다 보니 특수학생들은 제대로 참여하지 못 하고 운동장 구석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장애학생들의 체육수업 중요성은 관련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학교의 특수학생은 체육 수업 참여에서 소외되고 있다. 특수체육지도자를 배치해 체육수업을 제공하는 일반학교가 특수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일반학교에 배치돼있는 특수학생들은 전문 특수체육수업을 통해 체육을 접해야 한다. 비장애인의 체육활동을 따라가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학교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특수학생들을 체육수업에 참여시키지 않고 있다. 특수체육수업은 일반학생들의 수업과정과 거의 흡사하게 이뤄진다. 특수한 학생들을 고려해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의 방식만 다를 뿐 방향은 같다.

충북체육회 특수체육지도자는 “특수학생들을 따로 모아 수업한 결과 처음에는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표정도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체육활동을 즐거워해 체육수업만 기다리고 있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체육활동을 좋아하는 학생의 학부모는 주말마다 장애인체육회, 복지시설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장애인 스포츠클럽’프로그램을 이용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체육활동이 인성함양과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을 되고있다’며 교내 특수체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특수체육수업이 비활성화됨에 따라 지도자 인력풀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일반학교 배정 특수교육대상학생 현황’에 따르면 일반학교에 배정된 특수교육대상자는 전국 1만5344명, 특수교육 보조인력은 486명이다. 평균적으로 보조인력 한 명당 보조해야 하는 학생 수는 무려 77명에 달한다. 1명의 특수체육전공자가 70여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사이에서는 장애학생들의 체육활동 증진을 위해선 정규 체육수업을 강화해 지도자를 배양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학교전담 장애인체육지도자 배치를 늘려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이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 육상종목에서 100m와 200m 금메달, 300m 은메달을 차지한 신연호(22·뇌성마비) 선수는 3년 전 일반학교 특수학급 재학 당시 체육수업에 배치된 특수체육지도자의 권유로 육상계에 입문했다. 이처럼 수업을 통해 재능이 뛰어난 특수학생을 발견하는 사례도 있어 장애체육 엘리트 발굴·육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특수학생은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1965명, 일반학급에 614명, 특수전문학교에 1253명 총 3832명이다. 이중 도내 종목별 장애인 엘리트선수는 335명이며 대부분이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근 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일반학교에서 특수학생들을 위해 지도자를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체육을 좋아하는 장애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일반학교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트선수를 희망하는 장애학생들에게는 전문적인 지도를 통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