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중원대 교수)

▲ 이상주(중원대 교수)

5월 8일이 어버이날,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정교육과 교육계의 실상을 보면 20년 전에 비해 제대로 된 부모와 자녀도 적고, 올바른 스승과 제자도 적어졌다. 사람은 가정 학교 사회에서의 보완교육과 자아각성을 거쳐 학문과 인격을 겸비한 지성인이 된다. 지금은 1997년경 보다 인간 교화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 방임 포기했다. 자유 민주 개성 평등을 이 시대 최고의 가치라고 주창하며, 겸손 양보 배려 예의 등 기본적인 인성 교양은 소홀히 했다. 원시공동사회에서도 족장과 규율이 있었다. 종족을 통솔하고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율법과 예의를 가르쳤다. 기본과 원칙 인륜을 존중하지 않는데 도덕적 인본사회가 되겠는가?
  다음 말들이 유행했었다. 2000년대 초쯤 “댁의 사정이지요” 2006년 경 “네가 날 가르치려하느냐” 2007년경 “너나 잘 하세요” 2012년경부터 자동차 뒤쪽 유리에 “까칠한 노인이 타고 있다” 당시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세태를 알 수 있다.
  어미 새는 새끼에게 비상연습을 시킨다. 사자도 강한 새끼를 키운다.  위인 뒤엔 대개 훌륭한 어머니와 어진 아내 그리고 학문과 식견이 높은 스승이 있었다. 잘 알다시피 맹자의 어머니, 율곡 이이의 어머니, 석봉 한호의 어머니가 유명하다. 보고 배우는 것이다. “애들 보는 데는 찬물도 못 먹는다” 이 속담은 본을 잘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자득자학하여 훌륭한 인물이 된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일면 감화를 준 사람이 있다. 요즘 쓰는 말로 반면교사의 교훈을 극복한 사람도 있다.
  요즘은 과거보다 부모의 도리를 상실한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자기 자녀를 좀 지나치게 지도했다고, 부모가 학교에 와서 그 교사를 폭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학교 시절인 1966경에는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창피하고 부모를 망신시켰다고 여겨, 집에 와서 말도 못했다. 혹 그 사실을 부모가 알면 그 선생님을 찾아가서, 자기 아들을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당시에는 부모가 못 배웠어도, 그것이 자기 자녀의 스승에 대한 부모의 도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맑은 거울이 된 부모가 많았다. 2000년경인 듯하다. 서울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친구한테 들은 말이다. 교장선생님께서 직원회의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다. “교육을 망치더라도 체벌은 가하지 말라” 때리지 않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필자가 보기에 매를 댔을 때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감정을 개입해서 때리기 때문이다. 학생도 자기가 잘못한 것 이상의 과도한 질책은 절대 싫어한다. ‘처녀가 애를 나도 할 말이 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다. 학생이 잘못을 인정 개선할 수 있는 정도에서 그쳐야한다.
  현존 최고(最古)의 육아일기 “양아록(養兒錄)”의 저자 이문건(李文楗)은 손자 이수봉이 잘못을 했을 때 ‘손들고 있기’의 벌도 주었다. 이수봉이 잘못을 반복하자 할머니와 누나 등 가족들이 종아리를 때렸다.  두뇌에 조건반사장치를 만들어 놓아, 잘못을 하면 또 매를 맞는다는 사실을 각성하게하여 과오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사랑의 매 경각심을 형성케하는 매는 필요하다. 때릴 필요가 있을 때 때리지 않는 것은, 때릴 필요가 없을 때 때리는 것보다 더 나쁘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람이 지켜야할 ‘삼강오륜, 주자십회’ 등 기본적인 인륜도덕과 ‘온고지신’의 배우는 자세를 알려주어야한다. 자녀가 반듯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여겼다. 스승은 고아한 인품은 물론이요, 창의적 인생 창의적 학문 창의적 글쓰기 창의적 말하기 방법을 가르쳐야한다. 스승과 부모가 못 가르치면, 자득자학하면 된다.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의 역할과 도리를 잘해야 한다. 배우는 방법도 배우고 가르쳐야하며, 가르치는 법도 배우고 가르쳐야한다. ‘맹모삼천’ ‘서당개 삼년 풍월’이다. ‘승어부(勝於父-아들이 아버지 보다 낫다)’해야 가정이 발전하고 ‘청어람(靑於藍)’해야 학계가 발전하며 나아가 사회국가가 발전한다. 왕대밭에 왕대 난다. 거울이 맑으면 비치는 사물도 맑다. 부모가 맑으며 자녀도 맑게 된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거기에 흐르는 물길도 길다. 스승의 학문이 높고 인품이 고결하면 제자들이 길게 늘어선다. 앞으로는 “맑은 거울이 된 부모” “높다란 산이 된 스승”이 증가하여 고도의 인품과 창의력이 충만한 대한민국으로 변모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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