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회원 요금 인상…“일방적 공지” 비난
골프장 측 “9년만…경영 여건 고려 부득이한 조치”
회원들, 비대위 꾸려 공동 대응…원상복구 등 촉구

▲ 청주 그랜드컨트리클럽이 최근 홈페이지에 그린피 인상을 공지하자 회원들이 '사전 협의나 조정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인상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그랜드CC 모습. (왼쪽 아래는 홈페이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 그랜드컨트리클럽 회원들과 골프장 측이 회원 그린피 인상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회원들은 골프장 측이 그동안 6만1000원씩 받던 주중 그린피를 다음달 1일부터 7만6000원으로 인상키로 공지하자 “사전 협의 없이 통보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이 골프장 회원들에 따르면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CC는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평균 24%의 그린피 인상을 공지했다.

다음달부터 이 골프장의 주중 회원 요금은 기존 6만1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6만6000원이었던 주말 요금은 8만1000원으로 1만5000원씩 오른다. 명목상 인상률은 각각 24.5%와 22.7% 정도지만 세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40% 이상 인상하는 셈이라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회원들은 이번 그린피 인상과 관련, 회원들과 충분한 사전협의나 조정도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인상방침을 공지했고 인상률 적용 부분도 회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회원들은 “실제론 40% 이상 그린피를 갑자기 올리는 것이어서 회원과 비회원의 그린피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골프장이 앞으로 회원 대우를 제대로 해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회원들은 또 “비회원의 경우 할인이벤트 등을 통해 그린피를 더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골프장을 믿고 회원권을 소지해 온 회원들이 이런 골프장의 방침으로 황당한 처지에 놓였다”고 꼬집었다.

일부 회원들은 “비용 인상이 필요하다면 회원들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해야 했다”며 “서로 간의 계약과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인데 회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먼저 거치는 게 일처리의 순서가 아니겠냐”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들은 특히 “회원들과 어떤 협의도 없이 그린피를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은 회원들의 재산으로 만들어진 회원제 골프장이 사실상 주인인 회원들의 동의 없이 회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9년 간 그린피 조정이 없었고 경영 여건 등으로 부득이하게 그린피를 인상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2008년 9월 이후 9년 동안 올리지 않았던 이용료를 부득이하게 6월 1일부터 인상한다”며 “회원제 운영취지와 달리 골프장 경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회원들과 골프장이 상생하는 차원에서 회원 요금을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은 다음달 2일 회의를 열어 골프장 측의 독단적인 운영에 항의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그랜드CC 회원들은 1200여명에 달하며 현재 회원권 가격은 24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 각종 모임과 SNS 활동 등으로 그린피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한편 골프장 측과 원만한 합의가 어려울 경우 법적 조치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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