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호 <온양문화원장>

지난해 다녀온 충남문화원연합회 시·군 문화원장 해외문화탐방지였던 타이완(타이페이)은 여운이 깊은 곳이다.

타이완은 타이완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 푸젠성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가 대만이라고 알고 있는 나라로 중국 본토에서 약150Km 떨어져 있다. 1885년 하나의 성으로 독립하였으며, 일본의 최초 식민지로서 우리나라와 같이 1945년 8월 해방을 맞은 나라이다.

2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을 지나 도원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국립 고궁 박물관으로 향했다. 고궁박물관은 현재 약 70만점의 소장품 중 6000여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이중 수백 점을 제외하고는 전시품들이 3개월에서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교체 전시 되고 있다.

국립 고궁 박물관을 통해 타이완의 많은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으며, 현재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물관에 이어 용산사와 스린 야시장을 찾았다. 용산사는 사찰 밖의 음식을 개인적으로 각자 차려놓고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으로 넓고 웅장했다.

또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1740년에 건립 되었으며, 재해 등으로 몇 번 파괴되었다가 1957년에 복원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우리의 사찰문화와는 다른 것이 많은 곳이었다.

둘째 날 여정의 시작은 송산문화창의단지 방문이다.

송산문화창의단지는 일본이 담배공장으로 가동하다 패망으로 버려져 있던 곳을 대만정부에서 문화예술가들에게 임대 형식으로 빌려 주어 문화예술 창작사무실이나 문화예술작품 제작, 전시, 판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예술 활동을 하는 공간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송산문화창의단지의 운영비 일부로도 충분히 충당 될 만큼 수익면에서도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송산문화창의단지 견학 후, 화산1914 문화창의단지에 들어섰다. 1914년에 세워진 술 공장으로 1999년에 예술특구로 지정, 역시 송산문화창의단지처럼 문화예술 단체나 개인에게 창작과 전시 공연 등을 펼칠 수 있는 장소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여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셋째 날 천등의 아름다움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작은 열기구 같은 종이 등의 하나인 천등은 장착된 고체연료를 태워 뜨거워진 공기가 등을 띄우는 것으로서 재복이나 건강, 행운 등을 비는 소원 등으로 4면으로 되어 각 면마다 4인정도의 소원을 적어 마음으로 소원을 빌며 하늘로 올려 보낸다. 대만의 이색적인 전통의식으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우리는 타이페이 근교에 있는 진과스 옛 탄광촌으로 발길을 돌렸다.

20세기 전반에는 금 채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20세기 후반에 금이 차차 고갈되기 시작하자 점점 위축되어 폐광되었는데 그 폐광촌을 이용하여 황금박물관, 광부 도시락, 금광 체험장 등을 조성하여 최근에는 대만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유명한 관광지로 활용 되고 있다. 그 당시 광부들이 먹던 도시락을 재현해서 팔고 있었는데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별미라기에 우리도 줄을 서서 도시락을 먹어 보았다. 기분 탓인지 별미 중에 별미였다. 이 도시락을 먹으러 그 지역에서도 많은 현지인들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산등성이 정상에 자리한 지우펀(기륭)으로 이동했다. 가장 번화한 곳은 지산제라는 골목으로 아기자기한 기념품과 음식점, 카페등이 늘어서 있어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가격도 저렴해 이것저것 맛보아도 부담이 없다.

지산제를 걷다보면 좁고 가파른 돌계단 길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수치루’라는 곳으로 지우펀 최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돌계단을 따라가면 분위기 좋은 전통 찻집 건물들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데, 건물 마다 주렁주렁 내걸린 홍등불이 이색적이다. 이렇듯 타이완은 수 백 년 된 지난 역사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여러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지님과 동시에 타이완만의 전통 생활방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골목 상점들과 그윽한 사원들도 함께 공존하고 있어 다양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여겨졌다.

이러한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타이완이 가끔 떠오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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