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호 의장 중재에도 민주당 김용규 의원등 4명 불참
“시민의 위임사무 방기한 채 집단행동… 표로 심판해야”

행감에 불참해 빈축을 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신언식·김용규·한병수·박금순 청주시의원(왼쪽부터).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말썽만 피우고 일 안하는’ 청주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가 14일 이틀째 열렸지만 상임위원 8명중 절반에 해당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이 여전히 불참해 반쪽짜리 행감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신언식(오창·오송읍)·한병수(중앙, 성안, 탑·대성, 금천, 용담·명암·산성동)·김용규(사창, 성화·개신·죽림동)·박금순(비례) 의원 등 4명은 황영호 의장까지 나서 의정활동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행정사무감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자당 소속의 신언식 의원이 오창의 폐기물 처리업체 임원과 필리핀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을 빌미로 제2쓰레기 매립장 조성 예산을 통과시키려 했던 자유한국당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의 사퇴와 조사특위구성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의회 안팎에선 “사과가 우선시 돼야 할 명분도 실리도 없는 품격 없는 행동”이라며 해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이미 진실규명을 위해 내사에 나선 가운데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행정사무감사를 방기한 채 이틀째 불참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음모설’을 제기해 잠시나마 동정여론이 일었던 신 의원에 대한 여론도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는 자칫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정례회까지 이어질 경우 처리가 한 차례 연기됐던 ‘공동주택 감사 조례’ 개정안 등 9건의 민생현안이 또다시 다음 회기로 넘겨져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개회한 28회 시의회 정례회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20건이며 도시건설위에서 다뤄야 할 안건은 9건이다. 이 중 ‘청주시 수도급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 4건은 지난 회기 때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해 심사조차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행감에 불참하는 대신 도시건설위 관련 사안에 대해 현장 중심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 감시 활동이란 시의회 본연의 임무인 행감을 거부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런 연유로 안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 한다”며 거듭 사과를 표명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들 의원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빠른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청주시의회 품격을 떨어뜨려 시민들로부터 극도의 불신과 비난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크게 우려했다.

한 시의원은 “시의회 의원(정당) 간 상충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의사일정 불참 등 실력행사를 하는 모습은 기성 정치인의 잘못된 모습을 그대로 본받는 아주 볼썽사나운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각종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청주시의회가 자성할 줄은 모르고 이해관계 때문에 집단행동이나 나서는 일은 자신의 책무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집행부의 감시 기능을 외면한 청주시의회 도신건설위원회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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