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즉각 사퇴” 촉구…도의회 “조기 귀국”
민주·한국당 해당 의원 4명 징계 착수

▲ 최병윤 도의원
▲ 박봉순 도의원
▲ 박한범 도의원
▲ 김학철 도의원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속보= 충북이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당해 ‘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도의회 의원들이 유럽으로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선 것에 대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19일자 1면

특히 중앙매체와 교육·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일제히 성토하고 나서는 등 전국적인 망신을 샀다. 이들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시민단체 연대회의는 19일 “지난 16일 폭우로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700여 건의 주택·도로가 침수돼 도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데 도의원 4명이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게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지어 이번 외유에는 큰 피해를 본 청주 가경·강서 지역구 의원까지 참여했다”며 “청주를 포함한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구한 다음 날 연수를 떠난 것은 언행 불일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도의회의 사과를 요구했다.

충북경실련은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 “도민들을 대변하며 피해복구를 위해 뛰어다녀야 할 충북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소식은 수해로 인한 충격 이상의 상실감을 느꼈다”며 “도민의 아픔과 함께하지 않는 도의원들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물난리를 겪은 도민을 팽개치고 해외연수에 나선 의원들은 즉각 사퇴하라”며 “각 정당은 해당 의원들을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성명을 내 “도민을 버린 도의원은 필요없다”며 “돌아오지 마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국민의 대표는 국민이 안전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을 때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국민의 위험·아픔·고통을 외면하는 국민의 대표는 필요없다”고 비난했다.

여·야는 이처럼 민심이 들끓자 외유를 떠난 의원들을 징계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해당 의원 4명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국민 정서에 역행하는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처벌 논의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외유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날 청주에서 수해 복구에 나선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징계하겠다”며 “지금이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질책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폭우 피해 상처가 깊은 상황에서 행해진 해외연수는 분명 잘못됐다”며 “정당을 떠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도의원 4명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민주당은 생활정치와 책임정치를 약속했지만 결국 도민에게 큰 상처를 안겨드렸다”며 “최병윤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해복구 현장을 외면한 채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던 해당 도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이 비난 여론에 밀려 조기 귀국길에 오른다.

김양희 의장은 “유럽 현지에 도착한 의원들과 어제 저녁부터 전화 통화를 해 지역의 분위기를 전한 뒤 모든 연수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의원들도 이번 연수가 부적절했다는 점에 동의,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지에서 비행기 편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언제쯤 귀국할지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의장은 “많은 의원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이 문제와 관련된 도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지 못했다”며 “적절하지 못한 시점에 해외 연수를 떠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박봉순(청주 가경·강서1동) 의원과 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 등 4명은 8박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로마 등 유럽연수를 목적으로 지난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 위원회 소속 연철흠(민주당)·이언구(한국당) 의원 등 2명은 이번 연수에 참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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