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 교수)

오늘은 정말로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이 되었으면 하고 바람 하여 본다. 엊그제가 말복이었는데 더위는 언제 물러갈지 알 수가 없다. 우리에게 친숙한 24절기는 양력으로 따지며 중국 주나라에서 유래하였다. 지금은 시대가 변하여 예전의 시계가 정확히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절기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가 그립고 그 시절의 세상으로 유턴하였으면 하고 바람해 보기도 한다. 그날이 언젠가는 알 수는 없지만.... 하여튼 대기권 오존층의 파괴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고 온도 변화로 인하여 무더운 나날이 지속되지만 조만간 더위는 반드시 물러갈 것이다. 요즘으로 봐서는 절기가 달포에서 한 달 정도 늦어진다고 생각하면 맞을 듯하다. 지난주가 입추였으니 한 달 정도 지나면 무더위는 꺾이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요즈음 SNS상 좋은 그림들이 엄청 많이 나돈다. 밴드나 카톡에도 지나가다 멋진 경치라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다는데 아! 정말 멋진 하늘이구나!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왔구나 하고 느낀다. 파란 하늘과 구름의 조화는 정말 훌륭한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더욱 멋있게 하늘과 조화되어 그려져 있다. 아! 벌써 가을이 왔구나! 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세월은 어쨌든 흘러 흘러간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아날로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세상살이는 과거는 그립고 멋진 추억이며 미래는 기대와 설렘으로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고로 무더운 여름 꼭대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모여 해외여행을 떠나곤 한다. 다녀온 후의 여독은 힘들다. 하지만 여독이 아무리 힘들어도 가기전의 기대감과 희망의 설렘을 꺾을 수 없다. 그래서 해마다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지 않다 싶다. 흐르는 세월은 야속하면서 과거를 뒤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회상된다. 지금 까지 살아오며 감사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보고프고 미안하며 그리운 것은 왜일까? 정말로 과거는 회상하면 마음으로 무거움을 느끼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하여 오늘은 생각해 보고자 한다.
  과연 마음의 빚은 무엇일까? 과거를 뒤돌아보면 퍼뜩 어린 시절이 비추어 진다. 사람이 살아오면서 수많은 추억과 사건들이 있다. 모든 이들이 과거를 회상해 보면 정말 멋진 파노라마 같은 인생의 드라마들이 펼쳐질 것이다. 또한 필자도 마찬가지 이다. 과거 80년대 한참 겁 없이 힘이 넘치는 군복무시절의 그리웠던 동기들도 생각난다. 그리고 복학해서 자취하고 대학에서 조교 사회 초년생으로서 맞닥트리는 어려움의 인생 에피소드(Episode), 결혼 육아 세컨드하우스 부모와의 이별 등등 빚 바란 추억부터 어제의 선명한 영상까지 한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데 반백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쳤다. 아주 어린 시절은 너무 어려 생각나지 않고 서서히 기억 속에서 멀어지며 잊혀져가고 있다. 초등 이후 학창시절의 연속이었고 이제는 교직에 몸을 담고 있다. 어제 같은 어린 시절 살아오며 많은 이들을 만나 추억도 있고 인생의 동반자로 엄청나게 많은 이들을 만났다. 최근에는 80년대 전방에서 군 복무하며 인연을 만든 전우 같은 군 동기들은 만나 회포(懷抱)하였다. 처음에는 너무 그립고 추억이 많아 복받쳤지만 많은 세월의 갭(Gap)은 어제의 추억을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 갭은 철길처럼 가까이 당겨도 오지 않고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함께 고생했던 동기들은 세상이 변해도 그리웠고 온라인의 도움을 얻어 잊혀져가던 또 다른 군 동기들을 만났다. 커다란 30여년의 세월은 마음속의 그리움 보다는 어색함과 인생의 차이로 과거로 쉽게 복귀되지는 않는 듯하다.
  이제는 살아온 세월보다는 살아갈 세월이 적지 않을까 하며 철이 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주 어린 시절 마음의 빚도 갚고 싶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 인생의 반려자 혹은 동반자로 순간순간의 도움을 받았다. 매 주말 오전 모 방송 프로그램에 황금연못이라는 한 코너에서 추억의 감사함을 전한다. 마음속의 감사함과 빚을 청산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접하며 나의 인생에 도움을 준 많은 이가 있는데... 나는 누가 있을까? 생각하려 해서 떠오르는 것이 아닌 그냥 문득 떠오르는 이가 진정으로 마음의 빚 혹은 인생에 감사함을 전할 이가 아닌가 싶다. 본인 인생의 많은 전환기 중 디딤돌 역할을 해준 선생님들이 생각난다. 특별히 도움을 준 것 보다는 단순한 말 한마디가 커다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저 초등시절 도움을 주었던 선생님이 그립고 세월이 더 지나기 전에 뵙고 싶다. 그리운 초등시절 퇴직하셨겠지만 신백인 선생님 건강하시고 뵙기를 바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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