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똘똘 뭉쳐 공 굴려요”

충주 공설FC 회원들이 지난 2014넌 창립 4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주=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충주지역에서 축구를 즐기는 동호회 가운데 공설FC는 ‘지존(至尊)’으로 불린다.

오랜 역사와 전통은 충주지역 다른 축구동호회와는 확연히 다르다.

1975년 충주지역 축구동호인 30여명이 첫 번째로 구성한 공설FC는 현재 장년부와 청년부로 나눠 운영되고 있으며, 여태껏 지역사회에서 ‘축구 지존’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수백여개에 달하는 충주지역 조기회 팀과 직장 팀, 실버 팀, 주니어 팀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축구클럽으로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자존감(自尊感)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이 같은 역사와 전통을 유지해온 비결은 20대부터 60대 후반에 이르는 45명의 축구동호회원들의 열정과 노력 덕택이다.

과거 배 곪던 시절 새벽녘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논두렁 축구’를 즐겼던 회원 가운데 세상을 먼저 떠난 분도 있고, 전·후반 풀타임으로 운동장을 누비는 고참 선배도 아직 건재하다. 평일에는 1주일에 두 번 야간에 모여 경기를 뛰고, 주말에는 아침부터 축구와 씨름하는 세대를 뛰어넘는 선·후배 축구동호회원들이 열정은 충주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입회 자격은 심성이 착한 사람이면 무조건 가입이 허용되는 독특한(?) 회칙을 고수하고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입회 1순위라는 회칙은 ‘인화(人和)를 통한 축구’를 모토로 지역사회에서 ‘축구 지존’으로 자랑할 만하다.

동호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월례회에서 온 종일 축구 얘기만 떠든다.

물론 사는 이야기와 클럽 회원들의 애경사를 챙기는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클럽 고문을 맡은 김상락(65) 회원은 학창시절 국내 축구 명문고에서 선수로 뛴 경력을 갖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뒤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허정무 감독과 당시 동고동락한 사이다. 또한 사비를 털어 충주지역 축구 유소년 팀에게 적극적인 후원활동을 펼쳐 후배 축구동호인들로부터 공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상철(51) 클럽 회장의 리더십은 수백여 개에 달하는 충주지역 클럽 축구팀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회원 불참으로 경기 중 팀이 위기에 몰릴 경우 교체선수로 뛰고, 물주전자 당번부터 굳은 일과 선수 뒤치다꺼리에 늘 앞장서고 있다.

클럽 회원들은 후원을 전담하고 용품 조달과 물리치료사까지 다양한 직업군이 가입돼 있으며,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2년 전에는 충북도 축구대회에 충주지역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팀워크를 자랑하며 최근에는 충주시축구협회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설FC 회원들은 최근 축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축구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나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들이 중지를 모으고 있다.

한 회장은 “내년부터 공설조기축구클럽 선배들이 이뤄 놓은 역사와 전통을 다지기 위한 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철 회장

<회원명단>

▷한상철(회장) ▷박태복(부회장) ▷전상진(사무국장) ▷김복초(총무) ▷홍성수(장년부 감독) ▷정태문(청년부 감독) ▷김상락·남득현·박영수·이광재·김영진·이상철(고문) ▷정창민·김종덕·심기주·진범영·김영성·지흥기·박태복·최기순·이왕희·이인식·추철원·이진식·박상기(장년부 회원) ▷유윤길·안병주·조순호·박영섭·김태민·최원명·한대희·이솔·김대섭·안병국·김성범·김도환·김종근·박근영·정준영·방수호·최성국·정진웅·정진국·김민철(청년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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