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영어금지 학부모 ‘반발’… 전국 교육감은 ‘찬성’
최교진 세종교육감 “영어 조기교육은 아동학대와 같아”

유치원영어금지가 뜨거운 감자인 가운데 단설.병설유치원이 대부분인 세종지역은 유치원에서는 영어교육이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초.중등이상 영어교육이 활발하다. 사진은 지난 10일 세종영어교육지원센터에서 Sophie Ranis(소피 라니스) 원어민 강사가 캠프를 진행하는 장면.

(세종=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유치원 영어금지가 뜨거운 감자다. 이와 함께 조기외국어 교육 효과에 대한 논란도 재가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시장만 과열시키는 꼴이 된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전국교육감들은 유치원 영어금지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 조기외국어 교육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 유치원 영어금지… 학부모 반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유치원·어린이집의 한글·영어 등 초등학교 수업 대비 특별활동을 놀이 위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초등학교 3학년 정규 교육과정 전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표 당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방침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수천 건의 동의가 이어지는 등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 전국 시·도교육감은 찬성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는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올해 첫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교육부의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금지 방침을 지지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유아 발달 단계에 맞는 적기 교육, 초등 교육과정과의 연계, 유치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에 유치원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교육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 조기 외국어 교육 효과는 “글쎄”

자녀가 가능한 어릴 때부터 외국어 교육을 시키려는 우리나라 부모의 교육열은 뜨겁다.

뜨거운 교육열은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고 유아대상 외국어 학원이 2015년 9월 말 현재 기준 2400여곳에 달한다.

그러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외국어 교육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서비스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에게 외국어를 익히게 하자는 붐이 일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교육 효과를 과신해 동영상에 너무 의존할 우려가 있고, 모국어(한국어) 습득·발달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어 부모의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육아정책연구소가 조기 외국어 교육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중국어 조기 교육 효과성을 실험한 결과, 비교 집단인 초등학교 3학년생이나 대학생보다 유아들은 교육을 받더라도 단어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조기 외국어 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

실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지난해 10월 유치원 영어교육과 관련 “유아기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며 “조기 외국어 교육 등은 아동학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세종 유치원은 영어공교육 전무

사립유치원이 거의 없는 세종지역은 이미 유치원 영어 금지가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초.중등이상은 실용영어교육을 강화하는 등 활발하다.

세종영어교육지원센터 운영학교인 늘봄초는 공동학구(아름·도담동) 3∼6학년 학생 총 60명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총 2회차로 나누어 운영하며 1회차는 1월 2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2회차는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학급 편성은 학년(군)별·수준별로 3∼4학년 2개반, 5∼6학년 2개반으로 1반에 각 15명씩이다.

정미자 교장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영어 학습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켜 궁극적으로 향후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과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초등과 중등 실용영어회화자료(교재와 MP3 음성파일) 4종을 개발?보급했으며 2015년에는 영어특성화 교재개발 연구회 5팀(초3, 중1, 고1)이 실용영어 특성화 교재 5종, 실용영어 교과연구회 7팀(초 4교, 중 2교, 고 1교)이 실용영어교수학습자료 7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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