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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외설과 예술의 명확한 경계<이상주>
동양칼럼-외설과 예술의 명확한 경계<이상주>
  • 이상주
  • 승인 2018.01.2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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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 중원대 교수

(이상주 중원대 교수) 남녀가 요철(凹凸)부분을 결합하는 행위를 표현한 내용과 수준을 근거로, 필자는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판정했다. 성행위의 표현에 있어서 예술이라 함은 표현의 자유와 상상력의 자유를 동시에 즐기게 해주는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즉 예술은 동양의 전통적 관념을 기준으로 볼 때 비유적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간이 육체적 향연을 실행하는 장면을 숨김없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노골적 표현은 외설이다.

비유적 표현이 예술적 표현이라는 관점은 옛부터 있었다. 그림을 보자. 첫째, “삼국사기”의 내용이다. 당태종이 선덕여왕에게 나비가 앉지 않은 모란꽃을 그린 그림을 선물로 보냈다. 선덕여왕은 자기가 남편이 없는 것을 당태종이 놀린 것이라 그 그림에 담긴 속뜻을 알아보았다. 예술 수준도 황제와 여왕이다.

둘째, 중국 동진시대 고개지(顧愷之)의 ‘사의전신(寫意傳神)’을 보자. “외모 를 그리면서 그 사람의 정신세계까지 묘사한다.” 2010년 이 기법으로 만해 한용운의 초상화를 그린 김현철은 말했다. ‘형형한 눈빛을 취하여 그의 강인한 저항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셋째, 송나라 소식(1037~1101)이 왕유(王維 701~761)가 그린 그림을 보고 ‘시중유화(詩中有畵), 화중유시(畵中有詩)’라 평했다. 즉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즉 그림을 보면 그 말하려는 내용을 읽을 수 있다.

넷째, 유명한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자. 역시 화중유시의 일례다.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이 자신에게 의리를 변치 않고 지켜주어 고맙다는 말 대신에 이상적에게 그려준다는 사연을 써놓았다. 읽고 보면 알아볼 수 있는 이런 추상화는 세계에 드물다.

그 그림을 그린 뜻을 알 수 없는 그림은 추상화가 아니다. “논어” ‘자한’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 잣나무가 뒤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문장을 그림으로 선변(善變)하기 까지 무려 2,200여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온고지신의 극치를 보여주는 창의력의 소산이다.

다섯째, “경수연도(慶壽宴圖)”를 보자. 신중엄(申仲淹1522∼1604)의 장수를 축하하여 그린 그림이다. 경수연도 두 번째 그림 ‘서문구제(西門舊第)’를 보자. 정원 중앙에 신선이 사는 봉래산(蓬萊山)의 형상을 조성했다. 신선이 먹는 단약을 달이는 연단로 옆에서 바둑을 둔다. 이는 신중엄이 신선처럼 장수한 사실을 사의전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으로 나체를 소재로 한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나 살펴보기로 한다. 예술로 인정하는 표현상의 특징은 비유적 상징적 표현이라 누차 강조했다.

첫째, 나체사진에 대해 위의 기준으로 판정한다. 전라사진작품(全裸寫眞作品), 반라사진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답다고 다 예술이 아니다. 인간이 창조하는 아름다움을 예술이라 한다. 나체사진이 아름답다하더라도 예술이 아니다. 나체 사진이 아름다운 것은 몸매가 아름다운 나체를 찍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만약 몸매가 아름답지 않은 나체를 찍었는데 아름다운 몸매의 나체로 변하게 만들었다면 예술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둘째, 몸매가 아름다운 나체를 그린 그림은 예술이라 할 수 없다. 본래 몸매가 아름다운 여인을 그려서 아름다운 것이지, 몸매가 아름답지 않은 여인을 아름답게 바꾼 것이 아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몸매를 아름답게 창조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몸매를 그린 나체그림은 나체화(裸體畵)다.

셋째, 나체춤에 대해 보자. 혹 춤사위를 통해 보통 사람이 상식적으로 무엇을 비유 상징했는지 알아볼 수 있으면 예술적이라 할 수 있다. 춤추는 자신과 그 춤을 기획한 사람만 알아 볼 있게 비유적으로 표현한 춤은 예술로 보기에는 무리다.

넷째, 여성과 남성의 성기를 묘사한 그림은 예술성이 없다. 근접 묘사는 더욱 그렇다. 표현의 자유의 표현작에 해당된다.

이제 춘화첩(春畵帖)를 보자. “운우도첩(雲雨圖帖)”은 제목은 예술적이다. 김홍도의 이름을 새긴 낙관이 찍혀있다. “건곤일회첩(乾坤一回帖)”은 비유적으로 붙였기 때문에 제목은 예술적이다. 신유복의 이름을 새긴 낙관이 찍혀있다.

지금껏 필자가 한 말은 표현의 자유의 표현이다. 논리적 사고의 표현이다. 예술적 표현에 대한 동양의 옛 사례를 표현했다. 나체 표현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표현의 자유를 빌어 성행위에 대한 표현에 있어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판정하여 표현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것도 뜻이 있다. 예술적으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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