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영운(충북도교육청체육보건안전과 학교안전담당)

음영운 <충북도교육청체육보건안전과 학교안전담당>

지난 9일 오후 7시 청주교육지원청에서 세월호 참사 어머니들이 만든 연극단체 ‘4.16가족 극단 노란리본’의 공연이 있었다.

2018년 1월부터 충북도교육청에 학교안전 담당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나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시간이었다.

공연 제목은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세월호 참사 이후 깨닫게 된 이웃의 소중함을 다룬 연극이다.

말 그대로 먹먹했다.

표현하기 어려운 뭉클함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슬픔은 소름이 되기도 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세월호 유가족의 찢어지는 가슴과 에이는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라는 말을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2014년 4월 16일 “엄마 수학여행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떠난 아이들.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오른 것이 마지막 이었다.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한 부모도 있다.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평범하게 살아갔던 세월호 유가족 분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먹먹하고 아프다. 그분들은 살아 숨 쉬는 내내 생각나고 아플 것이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연극 활동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사고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면 주인공 피터의 일생을 바꾸는 삼촌의 죽음을 맞는 장면이 나온다. 삼촌으로부터 “힘을 지닌 이상 그 힘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란 충고를 들었지만 무시하고 레슬링 경기에 나선 그는 상금을 주지 않는 딜러가 강도를 만나 돈을 빼앗기자 ‘내 알바 아니다’며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그 강도가 차량을 빼앗기 위해 주인공의 삼촌을 살해하고 말았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게 됐지만 불합리에 ‘묵인’한 대가가 다시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온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이기심을 위해 숨긴 안전 불감증이 정신적, 물적 피해로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정말 성실하게 해줘야 하는 까닭이다.

안전해야 평화롭다. 안전은 곧 ‘평화’이며 시작을 위한 구름판이다. 안전사고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안전관리 관련법과 규정을 강화하고 그 적용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 안전교육도 탄탄히 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정서적 시스템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어디를 가도 안전한 나라, 그래서 무엇이든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 수 있는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 당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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