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사업·지역인재 육성 위해 노력할 터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1991년 개원멤버로 충북대병원에 첫 발을 내디딘 지 벌써 2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충북대병원은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도민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충북유일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사실 병원장 자리에 올랐다는 기쁨보다는 이미 진행 중인 대규모사업들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깨가 상당히 무겁습니다. 개원 30주년을 앞두고 충북대병원이 대한민국 대표 국립대병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0일 두 달 넘게 공석 중이던 14대 충북대병원장 자리에 오른 한헌석(60·사진·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이어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 사우스캐롤라이나의과대학에서 연구전임을 거친 소아과전문의(심장, 내분비)다.

오는 19일 취임식을 앞둔 한 원장은 충북대병원 기획실장과 진료처장, 임상의학연구소장,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도민의 건강과 국립대병원으로써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는 충북대병원 진입로 이전을 시작으로 의생명연구진료동, 오송임상시험센터, 교육인재관, 충주분원 건립공사 등 시급하거나 굵직굵직한 대규모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벌써부터 밤낮 없이 고민하고 있다.

“아직 임명장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지만 병원장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이었고 산더미처럼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요즘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병원장님께서 충북대병원의 발전과 도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대규모사업들을 유치하셨고 그 사업의 바통을 이어받아 무사히 진행해야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새로운 비전 또한 제시해야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난관에 부딪치는 일들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피하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개원 이후 지금까지 병원과 함께하며 보고 느낀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원장은 충북대병원이 추진하는 여러 사업가운데에서도 내년 초에 착공될 의생명진료연구동 건립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설계 중인 이 사업은 여러 사업가운데 가장 먼저 진행 중이기도 하지만 암 환자의 전문적 치료뿐만 아니라 그동안 충북대병원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던 부족한 진료공간과 연구시설, 주차공간 및 편의·교육지원시설 등 주요 현안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까닭이다. 국고 154억원을 지원받아 모두 615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인 의생명진료연구동은 암 질환자의 높은 타 지역 이탈률을 크게 줄일 수 있고 200여 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근무하게 돼 의료인력의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넓은 진료 공간과 암병동(129병상), 연구시설, 교육지원시설,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지하 3개 층에 627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게 돼 낙후된 임상연구기능 강화와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상급종합병원, 국립대병원이 추구해야 하는 독립된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과 의료인력 양성을 할 수있게 된다.

“병원장으로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보다 우리지역에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강원·전북의 20% 수준에 불과하고 더욱이 충주분원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북의 의료인력 양성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현재 충북의 인구수는 16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도내 의과대학은 충북대가 유일한데다 의과대학 정원이 고작 49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도권 지역 학생들이 많아 지역의료인 양성에 근본적인 어려움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충북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전북의 경우 전북대와 원광대 의과대학이 총 235명, 강원지역의 한림대와 강원대, 연세대 등 267명으로 충북의 의료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재임기간 동안 복지부, 교육부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원장은 2005년부터 건강관리를 위해 MTB(산악자전거)를 즐기고 있으며 가족으로 부인 박소영(55·약사)씨와 1남2녀가 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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