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라고 하는 등 연일 비판발언을 쏟아내자 지방선거 역풍을 우려한 한국당 충청권 후보들이 반대로 긍정 평가를 내놓으며 홍 대표와 선긋기에 나섰다.

박성효 한국당 대전시장 후보는 2일 “홍 대표 발언에 대해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온 국민이 희망과 기대를 하는 게 사실이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표 말만 갖고 한국당을 다 판단할 수는 없다”고 홍 대표와 선을 그었다. 앞서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등 이번 선거에 나서는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일제히 홍 대표 발언을 질타하고 나서 선긋기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또 “어떤 지역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홍 대표를 오지 말게 해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대표가 말조심 좀 했으면 한다”고 했다.

박경국 한국당 충북도지사 후보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의 말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시대가 와야한다는 국민적 여망이 있고 홍 대표의 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역시 홍 대표와 선긋기에 나섰다.

덧붙여 박 후보는 남북교류협력 관련 공약으로 제2경부를 기본 축으로 하는 한반도평화고속도로 건설을 내놓았다.

충북 수부도시인 청주시의 황영호 한국당 후보도 이날 청주시청에서 열린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 실현 등 남북 화해·교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만큼 지역 차원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북한 도시와 자매결연 추진, 돼지 지원 등 남북 교류·협력 관련 공약을 내놨다.

황 후보는 홍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에 대한 질문에 “홍 대표 (남북정상회담) 발언은 개인 차원의 생각을 밝힌 것”이라며 “당론과 다른 것으로 알고 있고 이번 공약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역시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한국당 소속 이필용 음성군수, 류한우 단양군수, 조길형 충주시장, 정상혁 보은군수와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통일을 염원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다고 입을 모으며 홍 대표와 뜻을 같이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 충청권 후보들이 홍 대표와 선긋기에 나서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후보와 당원들 사이에서는 오는 4일 청주에서 예정된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홍 대표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기초의원 후보는 “후보들이 홍 대표가 오는 것을 싫어하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한국당 모 기초자치단체장 출마자도 “도내 후보자들 사이에서 홍 대표 선거유세가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홍 대표 지역 방문이 내키지 않지만, 굳이 오겠다고 하면 거절하기도 힘들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지역종합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