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옥천군수 선거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여당 후보와 현직 국회의원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야당 후보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6.13지방선거에서 옥천군수 후보로 출마한 인물은 3선을 꿈꾸던 김영만 전 군수의 불출마로 더불어민주당 김재종(63) 전 도의원과 자유한국당 전상인(49) 박덕흠 국회의원 보좌관 등 2명으로 압축됐다.
민주당은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결정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던 보은지역과 달리 옥천군에서는 김재종 후보를 일찌감치 공천해 이번 선거에 대비했다. 김 후보는 막강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이 지역 국회의원을 여러차례 역임한 이용희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당 지지율 고공행진이라는 호재에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또한 박덕흠 국회의원에 반기를 들고 탈당, 군수직을 사임한 김영만 전 군수의 지원도 기대하는 눈치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옥천군수는 대부분 집권당 후보가 당선됐다는 사실도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 김재종 후보는 “옥천은 농업군이지만 대청호 규제로 친환경 농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친환경농업 육성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기업경영 환경 개선으로 일자리가 많고 활력이 넘치는 경제도시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전용공단 개발, ‘국립묘목원’ 유치, 묘목 종자보급 확대, 옻 공예 관광단지 조성 등을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는 친환경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치유농업관광’과 같은 친환경 농업과 연계한 단기 체험관광 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대청호 수변 둘레길 트래킹 등 생태형 관광상품 확대를 통해 대청호 주변 개발제한 구역을 ‘치유의 숲’으로 변모시키는 등 대청호를 활용한 생태관광 상품개발을 공약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도시가스 공급 확대 , 옥천읍 전선지중화, 옥천읍 양수리 군 사격장 이전, 장계유원지 회생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전상인 후보는 같은 당 소속이었던 김영만 전 군수와 경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현직 박덕흠 의원 보좌관으로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한국당은 김영만 전 군수의 반발을 무릅쓰고 전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그만큼 박 의원의 신망이 두텁다는 얘기다.
전 후보는 박 의원의 대대적인 지원 속에 참신성과 개혁성을 내세우며 ‘젊은 옥천’을 외치고 있다. 한국당은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박덕흠 의원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옥천지역 보수 세력 재건에 나섰다. 김영만 전 군수 지지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물밑접촉도 치열하다.
전 후보는 대청호를 활용한 관광, 문화산업 육성을 부각시키며 유권자들의 표심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대청호를 이용해 ‘제2의 남이섬’ 을 조성, ‘내륙의 다도해’로 만들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힐링의 장소로 키우겠다”며 “군북면 환산리-안내면 장계리-동이면 안터마을을 연결하는 종합 관광지를 조성해 읍면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옥마을’과 ‘동화마을’ 등 테마 마을 조성도 대표 공약으로 꼽았다. 정지용 생가 등 구읍의 역사와 문화, 문학적 특성을 살린 한옥마을을 조성해 문화와 문학이 어우러진 전통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동화마을을 조성, 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광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전 후보는 이와 함께 게르마늄 광천수를 기반으로 온천, 숙박단지, 귀농·귀촌화 단지 등 힐링 단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옥천은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두텁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이은 구속 사태로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인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에 힘입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며 판세가 여당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더구나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표출하며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다 포기하고 퇴임한 김영만 전 군수가 여전히 박덕흠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데다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설 조짐마저 보여 한국당은 수세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옥천군수 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도가 투표일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와 김 전 군수지지 세력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옥천 이종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