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기 전 주민들이 범람을 대비해 포크레인으로 흙을 파놓은 모습. 폐수로 하천바닥이 시커멓게 죽어있다.
생극면 주민들이 보내준 배수로 인근의 모습. 콘크리트 코어더미가 드러났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그냥 하천으로 시커먼 폐수가 흘렀던 곳이다.
광메탈 공장진입로를 동영상으로 촬영, 화면캡처한 사진에서 초록색의 바퀴자국이 보인다.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속보=음성군 생극면에 소재하고 있는 ㈜광메탈 공장내 잔존물들이 장마기간 비에 젖어 흘러내리면서 공장 진입로가 녹색으로 변하는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6월18일자 4면·21일자 3면·25일자 4면·27·29일자 3면·7월2일자 4면

이와 함께 비점오염저감시설과 연결된 배수로 끝에서는 장마로 인해 바닥의 흙들이 쓸려내려가면서 그 밑에 콘크리트 코어더미가 드러나는 등 환경오염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10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되고 배수로에서 시커먼 폐수, 혹은 황색의 폐수가 방류되자 행정당국에 신고했다.

장마가 소강상대에 접어들면서 공장 내의 먼지 등 잔존물이 빗물과 함께 공장바닥을 거쳐 진입로 쪽으로 흘러내렸다. 비가 어느 정도 멈춘 후 주민들이 공장 진입로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바닥에 초록색의 자동차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주민들은 “진입로 곳곳에서 푸른색의 바퀴자국은 물론 점점이 푸른색의 멍자국 같은 것들이 물들어 있었다”며 “국가가 정한 지정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체를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놓아두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일 주민들이 보내 온 사진은 배수로 인근에 원통형의 콘크리트 코어더미가 나타난 장면이었다. 이 곳은 기자가 공장을 방문했을 때 검은색의 폐수가 흘러내린 곳이었다. 장마로 인해 많은 물이 하천의 흙을 뒤집은 후 나타난 콘크리트 코어더미였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매립했다는 증거다. 지난해 광메탈은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했다. 배수로 역시 그때 만들어졌다.

광메탈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장진입로 초록색 바퀴자국은 잘 모르는 사실'이라며 '동영상을 봤으면 좋겠는데 보지 못해 뭐라고 대답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콘크리트 코어문제는 공사를 할 때 배수로가 넘어질 것을 염려해 자갈과 콘크리트 코어로 배수로를 받쳐 놓았다'며 '이런 것이 문제가 된다면 더 할 말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광메탈의 환경오염 실태를 감시하는 주민들은 “광메탈은 수년 동안 이런 식으로 주민들을 속여왔다”며 “대기오염시설도 그렇고 폐수를 전문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는데 그것들이 제대로 작동하면 이런 일이 생기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음성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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