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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장/ '해체' 소리 들어도 싼 기무사
오늘의 주장/ '해체' 소리 들어도 싼 기무사
  • 동양일보
  • 승인 2018.07.18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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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며 지난 2016년 10월 29일에 시작돼 2017년 4월 29일까지 진행된 촛불집회.

이 시위에서 국내외 모든 언론과 시민들이 가장 놀라워 했던건 총 누적인원 1700만명이 나선 길거리 시위에서 단 1장의 유리창조차 파손한게 없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익명성과 은닉성이 상당히 보장된 깜깜한 밤중에.

세계최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프랑스 사람들이 월드컵 우승했다고 길거리로 뛰쳐나와 약탈까지 하는것과 비교해 보면 참... 우린 말이 필요없는 ‘양반 나라’다.

그런데...

이 평화롭기 그지없던 촛불집회를 종북으로 몰아 계엄령을 선포하고 공포로 몰아넣겠다는 국군기무사의 문건이 나왔다. 시민들이 평화적 촛불집회를 할 때 기무사는 이를 유혈 진압하고 정부와 언론을 장악하는 ‘친위 쿠데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게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이게 세상에 알려진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여태껏 눙치고 앉아 있다가 대통령이 나서서 전면조사를 지시하고 나서야 제대로 파헤치는 모양이다.

오죽 엄중하고 중차대하다고 생각했으면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 독립수사단을 설치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을까. 기무사의 불법적 문건 작성은 물론이고 현 정부에서 이를 파악한 뒤 미온적으로 대처하기까지 전·현직 군 인사들이 폭넓게 연루돼 있다는 인식인 셈이다.

기무사는 한마디로 '해체' 비난 들어도 싸다. 또한 이런저런 변명거리들을 늘어놓으며 일처리를 미적거린 관련책임자들에게 정부는 엄중하고도 단호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설사 백번 양보해서 진정 소요사태가 폭력적이고 국가의 안위가 위태로워 박근혜정부, 또는 군에서 계엄령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해도 이런 계획은 청와대가 내각과 협의해 직접 지시하거나, 혹은 국방부가 나서서 정보탐지와 동향보고를 올려 청와대가 결정할 사안 아닌가.

특히 일부에서는 기무사 문건에 대해 ‘비상사태에 대비한 단순한 계획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이야기다.

이런 계획을 왜 기무사가 만드나. 오히려 평화집회를 군사력으로 진압하려는 불법적 군의 개입의도를 탐지해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게 기무사 임무 아닌가. 그런 기무사가 거꾸로 직접 실행계획을 짰다? 거기다가 세월호 유족들을 사찰했다는 의혹까지?

이미 두 번에 걸친 군인들이 쿠데타로 인해 나라의 헌정질서가 무너진 트라우마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기무사 문건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은 과거 두차례에 걸친 군의 정치개입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국기문란’ 행위에 가깝다. 그러니 국민들이 ‘기무사 해체’까지 외치는 것이다.

이제 청와대와 정부가 할 일은 명확해졌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과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단시간내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전말을 파헤쳐 국민들이 느끼는 모든 의혹을 해소해 줘야 한다.

이는 국가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같은 국기문란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가장 중차대한 일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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