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중도성향”, 김기영 “소신파”로 명명

이영진·김기영 판사 2명이 헌법재판관으로 임용되자 마을 어귀곳곳에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영진·김기영 판사 2명이 헌법재판관으로 임용되자 마을 어귀곳곳에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 지난 18일 취임한 신임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이 홍성 출신이어서 지역에 겹경사가 났다.

9인 체제인 헌법재판소는는 7명의 재판관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지만 근 한달동안 6인 체제로 운영돼 기능마비 상태였다. 국회의 선출안 가결, 대통령 임명을 거쳐 취임한 신임 재판관은 김기영· 이종석·이영진등 세명이다.

이 가운데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홍성 출신이다. 지역 주민들은 거리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고 홍성이 낳은 헌법재판관 탄생을 축하하고 잇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이영진(57·연수원 22기) 재판관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표방하는 ‘중도 성향’이다. 이 재판관은 갈산면 상촌리 출신으로 갈산초(54회) 5학년 때 서울로 떠났다. 고 이석호, 이병완(87) 부부의 3남3녀 중 다섯째로 홍성군 문화관광해설사로 있는 이희자(62) 씨의 동생이기도 하다. 상촌리에는 현재 어머니 이병완 여사가 살고 있다.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제32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이 재판관은 국민 기본권 분야의 폭넓은 보장 필요성 인식으로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의 삶을 그린 영화 <자백>의 실제 주인공인 김승효씨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공권력 남용방지와 기본권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또 ‘긴급조치 9호'로 징역을 살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40년 만에 무죄를 선고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 기본권의 중요성을 판결을 통해 보여줬다.

김기영(50·사법연수원 22기) 재판관은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 판사 출신으로, 보수적 기존 판례를 벗어난 판결을 자주 냈던 ‘소신파 판사’다.

김 재판관은 구항면 청광리 출신으로 홍성읍 오관리에서 한일펌프를 운영하는 김용환 씨의 2남2녀 중 첫째이다. 홍남초(16회), 홍성중(31회), 홍성고(39회),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34회)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2015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 중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을 거스르고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이 판결을 이유로 양승태 대법원이 김 부장판사 징계를 검토한 것이 최근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판사 시절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은 MBC 노동조합 간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기도 했다. 또 2009년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관련 재판에서 일선 판사들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서 김 판사는 소신 판결뿐 아니라 국내 대표적인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지식재산권 전문가이자 특허법학자로도 유명하다.

홍성 주민들은 "세명의 신임 재판관 가운데 두명을 한 지역에서 배출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지역의 자랑이자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 천성남 기자

 

김기영(왼쪽), 이영진판사
김기영(왼쪽), 이영진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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