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불수능'에 숙명여고 시험지유출 의혹 사건으로 인한 '내신불신' 등 대입제도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수능중심 반대 입장인데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혁신.창의적 교육을 강조하는 세종시 교육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치러진 수학능력시험은 고난이도 '킬러문항'이 등장하는 등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다. 오는 2022년도 부터는 정시를 30% 확대하는 등 수능 중심의 대입제도로 개편된다.

또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 등 곳곳에서 학사비리가 터져 나와 내신 불신도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교육청은 수능중심의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반대주장을 밝힌바 있고 다양한 창의.혁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어 대입현실과 동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7월 26일 최근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에서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 확대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시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 확대는 지식 암기와 문제 풀이를 되풀이하는 낡은 교육에 가두게 된다"며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이 특정 지역과 학교에 유리하다는 것은 여러 통계가 보여주고 있듯이 지역간 격차를 심화하고 일반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혁신학교 확대, 자유학기제 등 체험 중심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종형 창의적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역시 수능중심 대입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노심초사다.

실제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고등학생 대상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진로전공탐구반)을 올해부터 중3 학생들에게 확대 시행했지만 1학기, 2학기 모두 폐강된 강좌수가 수십개다.

현재 중3 학생들은 오는 2022년 수능중심으로 개편되는 대입제도에 대비해야 할 학년으로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이 낮설기도 하지만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시교육청에서는 1학기에 강좌수 48개를 준비했으나 확정개설된 강좌는 10개로 83명이 신청했다. 2학기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수강신청을 받은 결과 당초 교육청에서 준비한 86개보다 54개 줄어든 32개 강좌가 최종 개설됐다. 24개 중학교 학생들 중 참여학생수는 모두 234명이다. 9월1일 현재 세종시내 중학교 3학년 학생은 모두 3304명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교육시장을 의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세종의 사교육시장도 불안하다며 대전으로 학원을 알아보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학부모 A씨(세종시 새롬동)는 "학교 수업 등 공교육을 통해 공부한 학생은 문제를 못 풀정도의 고난도 불수능에다 정시확대 등 대학입시가 걱정”이라며 “이런 수능 문제가 출제되는 판에 창의적 교육만 강조해도 좋을지 염려되서 정보력 좋은 엄마들에게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중심으로 바뀌었지만 우려할 만큼의 개편 방향은 아니다"며 "다양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게 우리 교육청 기조다"라고 설명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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