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경기불황으로 연말 송년회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미투,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조용한 송년모임으로 대체하는 기업이나 단체사 부쩍 늘고 있다. 저녁 술자리보다는 점심 송년회나 브런치 송년회, 문화행사로 대체하는 등 간소화된 분위기다. 천안의 한 중견기업은 매년 치르던 저녁 송년회를 없애고, 점심식사로 송년 모임을 대신했다. 천안지역 관공서들도 영화 관람 등 문화행사로 대체하고 있다. 천안시청 한 간부는 “저녁 송년회 대신 공연 관람, 점심시간을 이용한 맛 집 투어가 대세"라고 말했다. 50여명이 근무하는 한 자동차정비업체는 올해 처음 '3시간 송년 모임 패키지'를 가졌다. 이 업체 대표는 “저녁 6시부터 밥 먹고 우수 직원들 상주고, 경품 행사 치르고 3시간 만에 부랴부랴 끝냈더니 직원들이 더 좋아했다”고 전했다. 술을 마시더라도 밤 8~9씨면 ‘땡’ 하고 끝내는 이른바 ‘신데렐라 송년회’ 가 대세다. 건배사, 장기자랑, 대표님 일장연설, 2차 노래방은 이제 옛말이 됐다. 천안의 문은수 치과병원은 10여 전부터 매년 환자와 지역주민 등을 초청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하고, 송년회 경비를 아껴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색 송년회를 열고 있다. 문치과병원 문은수 대표원장은 “병원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에는 행사를 대폭 축소해 3000만원 장학금 전달식만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송년 모임이 대폭 축소되거나 문화행사로 대체되면서 식당가의 연말 특수는 찾아볼 수 없다. 조용한 송년문화는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은 소식이다. 하지만, 우리사회 전반에 뿌리박힌 음주가무 송년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연말 문화회식이 우리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연말 송년문화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천안 최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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