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충북대의 어머니’로 불리는 강정 신언임 여사가 26일 김수갑 총장을 다시 찾아 어려운 사회적 환경 속에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8억원을 추가 기탁한다고 밝혔다.(사진)

지금까지 신 여사가 충북대에 기탁한 금액은 총 51억3000만원으로 1993년 시가 33억원, 개교 60주년이었던 2011년 10억3000만원에 이어 또 다시 추가로 기탁한 것이다.

그의 지속적인 장학기금 기탁에는 고달픈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일제 강점기인 1932년 옛 청원군 오창면 빈농의 1남8녀 중 다섯째로 태어나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친을 졸라 뒤늦게 입학한 주성초등학교를 18세에 졸업한 뒤 전매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스물두 살 젊은 나이에 결혼했으나 아이를 낳지 못해 혼자가 됐다. 이후 시장어귀에서 까치담배 장사부터 시작해 만물상회를 운영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으기 시작, 지금도 노점상 시절 얻은 동상의 흔적이 남아 있을 만큼 고생을 하면서도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 푼 쓰지 않으며 ‘청주의 구두쇠 할머니’로 소문날 정도로 평생 허리띠를 졸라 매며 재산을 모았다.

여자라는 이유와 가난한 집안형편으로 배우지 못한 향학열과 내 자식을 두지 못한 아쉬움으로 평생을 근검절약해 모은 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했다. 이 건물은 2008년 33억원에 매각, 발전기금으로 적립됐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많은 학생들에게 학업의 길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지원되고 있다. 이어 개교 60주년을 맞아 또 다시 10억3000여만원을 쾌척하며 죽어서도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충북대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신 여사는 지역 인재양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로부터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 표창 패를, 2012년에는 제33회 김만덕상을 수상했다. 또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왔고 여름 새마을학교 이수, 행정대학원 여성지도자과정을 수료하는 등 단순히 배움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회와 연계해 사회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충북대 명예행정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신언임 장학금’으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많은 학생들은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고 신언임 여사를 어머니처럼 모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도 신 여사의 건강을 위해 건강검진 및 병원진료를 돕고 있으며 여행과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5년에는 청주시 수곡동에 위치한 충북대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 여사의 이름을 딴 ‘신언임 홀’로 명명해 운영하고 있다.

오는 31일 김수갑 총장을 비롯한 충북대 전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2018년도 종무식 행사에서 신언임 여사를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탁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석준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