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가보니

12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3층 개방 수장고에서 관람객들이 미술은행 소장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지난달 27일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3일 청주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관 이후 지난 9일까지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1만2498명. 평일에는 500여 명, 주말에는 무려 2000여 명이 청주관에 들른 것이다.

청주관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통상 미술관 출입제한 구역이었던 수장고 등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점이 특징이다. 관람객은 수장고에 입장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창을 통해서도 오며 가며 작품을 볼 수 있다.

12일 오후 3시께 찾은 청주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명작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청주관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도 줄 선 관람객들이었다. 모두 개방형 수장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민들의 원활한 관람과 전시품 관리를 위해 웬만큼 관람객이 입장하면 그들이 나올 때까지 잠시 입장을 통제한다고 했다.

1183㎡ 1층 개방 수장고에는 청주 출신의 한국 근대조각 선구자 김복진의 ‘미륵불’, 니키 드 생팔의 조각 ‘검은 나나’, 미디어아트 거장 백남준의 ‘데카르트’ 등이 한데 놓여있다.

이모씨(59·청주시 율량동)는 “딸이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며 “수장고에 직접 들어가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찾은 관람객들이 1층 개방 수장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12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찾은 관람객들이 1층 개방 수장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다수였지만 70~80대 관람객, 친구끼리 전시관을 찾은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14년간 폐산업시설로 방치됐던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청주관에는 577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됐고, 전체면적은 1만9855㎡,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600여점이 청주관에 이관됐다. 미술관 규모도 크고 워낙 많은 종류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므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

청주관은 전문 미술 연구자들을 위한 특별수장고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장고가 ‘보이는 수장고’의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깥에서 창을 통해 수장고 내의 작품을 볼 수 있고 ‘보이는 보존과학실’에서는 전문가들의 미술품 보존처리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3층에도 미술은행 소장품을 모아 놓은 개방 수장고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관람객들은 연신 감탄하며 작품을 들여다봤다. 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특별전 ‘별 헤는 날 : 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었는데 아이들도 비교적 차분히 부모와 함께 작품을 관람하곤 했다.

한 시민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어 일부러 시간을 냈다”며 “미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장미 기자
 

12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 수장고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12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개방 수장고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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