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미얀마는 아직 여행 인프라가 미비해서 관광하기가 다소 불편하고 경비가 많이 드는 편이다.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미얀마는 천년고도 만달레이가 있어 한번쯤은 가볼만한 매력적인 나라다.

미얀마의 제 1도시 앙곤이 정치, 경제도시라면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많은 문화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고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만달레이는 이라와디강을 끼고 더욱 아름답게 빛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주요 도시가 됐다.

그 중 화폐에 등장하는 만달레이 궁전은 가장 고액권인 1만짯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은 오랜 세월 영국과 일본의 지배를 받는 등 수난을 겪었기 때문인지 왕궁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문화유산지역답지 않게 정부 군인들이 진을 치고 일일이 출입 허가를 하고 있다.

게다가 무슨 이유인지 군사시설까지 들어와 있어서 사진촬영이 불가하며 다른 샛길로 빠질까봐 감시하는 눈도 많다.

외국인 관광객은 오직 동문 쪽으로만 출입이 가능할 만큼 까다로운 제약이 따르지만 만달레이 궁전을 살펴보려면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사실 만달레이 궁전은 규모에 비해 그다지 볼 것이 없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원래 궁전은 지금과는 달리 화려한 궁전이었으나 1885년 버마를 침공한 영국군에 점령당하고 약탈당했다. 꼰바웅 왕조 왕을 유배, 추방하고 그곳을 영국군 총독 관저로 이용했고 세계 2차대전 중에는 일본에게 점령당해 주요 군사시설로 이용되더니 전쟁 말기에는 퇴각하는 일본군에 의해 왕궁이 불태워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야말로 미얀마 수난의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1990년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모습으로 복구가 이뤄졌는데 그것도 아무 고증 없이 부분적인 복구만 시도됐다.

예전의 아름다운 목조 건물의 화려함은 사라졌고 어설픈 복구로 역사적인 감흥을 느끼기 어렵게 됐다.

문화재 관리도 소홀한 편이라 청결치 못한 궁전 내부가 안타깝다. 만달레이 궁전은 미얀마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바간 왕조가 몽골에 의해 멸망당한 후 어렵게 꼰바웅 왕조가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 꼰바웅 왕조는 버마의 마지막 왕조이면서 역사적으로는 두 번째로 융성한 왕조를 이뤘다.

정사각형의 성벽으로 둘러 쌓인 궁전은 성벽의 길이가 2km가 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33m에 육박하는 나선형의 전망대는 왕궁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만큼 웅장하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만달레이 왕궁이 군사시설로 묶여져 있고 관리도 소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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