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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이 아니다
풍향계/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이 아니다
  • 동양일보
  • 승인 2019.01.23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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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철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동양일보) 최저임금이 ‘매우 뜨겁다.’ 아니, 정확히는 최저임금 인상 폭이 너무 커서 기업 경영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고 사업체 문을 닫는다. 고개 숙인 근로자들은 또 다시 다른 업체의 문을 두드리며,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들은 ‘동생 같은’ 아르바이트생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자신이 직접 손님을 맞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최저임금 관련된 논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얼마 전 JTBC 뉴스룸 신년특집 대토론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가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30년간 함께 일해 온 근로자를 해고하였다’는 기사를 인용하면서 30년간 동고동락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였냐는 다소 자조 섞인 표현과 함께 최저임금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 일한 근로자를 해고하게 된 현실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최저임금이 저임금노동자의 최소한의 생계 및 생활안정을 보장하는 임금이고,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 이상 최저임금을 임금의 상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 현장에 나가서 소상공인 등의 의견을 들어보면,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다만, 그 인상 폭이 크고, 단기간 내 급격하게 이뤄졌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한, 나름 규모를 갖춘 중견업체 이상의 업체들에서는 근로자들의 연봉이 높아도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는 하소연(?)을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정부에서는 소상공인 등 소규모 업체들에게는 2018년부터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고연봉을 지급받지만 기본급이 낮고 기타 수당의 비중이 높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체계의 불합리성 때문에 최저임금 미달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과 관련해서는 최근 최저임금법령을 개정함으로써 일부 개선하였다.

2019년 1월 1일부터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의 일정부분을 최저임금 범위에 산입할 수 있게 되었는데, 1986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된 이후 30여 년간 유지되어 오던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정한 것은, 최저임금과 근로자들이 실제 받는 임금 간 괴리가 너무 크고, 고연봉을 받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는 높으나 기본급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낮은 경우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불합리한 사례도 발생하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정기상여금을 받는 근로자와 받지 못하는 근로자 간의 임금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점들을 해소하고자 함이다.

또한, 향후 근로감독관이 사업장 감독을 하는 경우에도 최저임금 미달 사례 발생시, 단순히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함으로써 자율시정을 할 기회를 부여하기로 하고 관련 지침, 규정 등을 개정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단순히 사업체 등의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를 없애려 하는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문제임을 인식하고 그 경제적 충격에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부모님, 자녀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고 사업주는 관련 지원을 받으며 건강한 일터를 유지하게 하고자 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저임금 인상을 단순히 받아들이라고만 하면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최저임금 인상 폭의 적정성, 최저임금 결정체계의 합리성 등 또한 보장되어야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고, 정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공익위원 3자의 의결로 결정되는 구조인데, 사실상 노·사 위원간 각자가 처한 상황과 전략적 입장을 토대로 지루한 힘겨루기를 하고, 종국적으로는 공익위원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듯, 공익위원이 최저임금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공익위원에 대한 공정성, 객관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또한, 최저임금이 노·사 교섭 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경제지표나 고용수준과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 등이 반영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있어서 근로자의 생활보장 측면에서는 근로자의 임금수준, 사회보장급여 현황을 고려하고, 고용·경제상황 측면에서는 고용수준, 기업 지불능력, 경제성장률 포함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고자 관련 의견을 수렴중이다.

또한,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있어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을 결정하고, 결정위원회를 두어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하도록 바꾸고, 위원회 위원은 노·사 순차배제 및 국회 추천 등의 방법을 검토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결정체계를 수립하고자 한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도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이에 임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 나아가 국민들이 서로간 사회적 신뢰를 쌓고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는 무의미하다. 아무쪼록, 노사단체, 전문가 등 각계각층이 머리를 맞대어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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