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한화 대전공장에서 14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5월에도 폭발사고로 5명이 숨져 9개월새 8명이 숨지는 ‘도심속 화약고’로 전락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대형 사고가 발생한 지 9개월 만에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한화 공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를 내렸고, 경찰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 직원 3명 숨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14일 오전 8시 42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사고로 근로자 A(25)씨 등 3명이 숨졌다.

숨진 근로자들은 조립동 직원 2명과 품질검사 직원 1명으로, 모두 정규직이라고 한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초 신고자는 "강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2개 이상의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작업을 벌여 오전 9시 6분께 초기 진화를 마무리했다.

폭발로 인한 불이 인근 야산으로 확대됐으나 오전 9시 25분께 모두 진화됐다.

사고가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70동 이형공실은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빼내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숨진 근로자들은 사고 당시 모두 이형공실 내부에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와 소방당국은 로켓 추진체 연료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발 충격으로 이형공실(115㎡ 규모) 지붕이 날아가고, 밖에서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로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빼내는 작업을 하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추진체 생산시설이던 곳을 한화가 1987년 인수해 운영하는 곳으로,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군사시설'이다.

경찰은 숨진 근로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대전지방경찰청 1부장을 본부장으로, 유성경찰서장과 유성경찰서 형사과장을 부본부장으로 한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잊을만 하면 폭발사고...시민들 불안

화약과 폭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잊을만하면 폭발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이 방위산업과 관련된 탓에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잇단 사고 발생을 놓고 한화 측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옥경석 한화 화약 방산부문 대표 이사는 이날 오후 대전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아침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들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머리를 숙인 뒤 관련 기관 등과 함께 사고 수습과 원인 파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과수와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라며 "합동 감식 종료 후 수사요원 참여하에 향후 수사 방향 설정 등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강력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29일 오후 4시 17분께 한화 대전공장 51동 충전공실에서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근로자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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