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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징비록’에서 말하는 청렴
차한잔/ ‘징비록’에서 말하는 청렴
  • 동양일보
  • 승인 2019.03.24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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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청주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김병국 청주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동양일보) 우리는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유성룡이 임진왜란 당시 국난을 극복한 실상이 어떠했는지를 현장감 있게 기록한 ‘징비록’을 통해 국난 극복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이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현대인에게 읽히면서 우리에게 감명과 울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겪을 때 성웅으로 추앙받을 만큼 활약한 이순신 장군과 지조 있게 본분을 지키다 산화한 동래부사 송상헌과 같은 관리가 있었고, 비록 관직은 없었지만 나라의 위태로움에 힘을 보태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의병들이 있었다.

한편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부끄러움과 치욕의 역사가 있었음을 이 책은 고백하고 있다. 시경에 ‘지나간 잘못을 징계해 후환이 없도록 경계한다’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것은 곧 ‘징비’를 뜻하며, 유성룡이 ‘징비록’을 서술한 이유라 한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에 위기가 와도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와 정치인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 말과 행동으로 지탄을 받는 경우를 보게 된다.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입신양명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공직자든 정치인이든 사회인이든 책임이 중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일수록 탐욕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수록 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하고 청렴해야 한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우리는 한 번쯤 누구를 위한 청렴인지, 왜 그리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청렴하지 않은 것, 즉 탐욕은 곧 부정부패를 유발하고, 부실공사와 같은 폐해를 가져옴은 물론 공정한 사회가 되지 못하게 하며, 국가의 기강을 흔들게 된다. 징비록에서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청렴하면 흥하고, 부패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던 것도 탐욕 없이 자신을 희생한 선조들의 청렴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청렴은 이렇듯 국운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철학이다.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의 시기에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구할 수 있었고 오늘날까지 성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보다는 국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한 공직자로서의 부단한 수양과 성찰이 있었겠지만 그 근원에는 청렴한 공직자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이름 없이 활약한 수많은 의병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 또한 개인적인 탐욕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청렴의 마음 때문으로 봐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에 탐욕으로 모함과 비방의 화살을 겨눠 내분이 있었던 부끄럽고 안타까운 역사의 그늘진 면도 있었지만,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한 충신과 의병들이 희생이 있었기에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의 뜨거운 가슴속에는 ‘청렴의 철학’이 늘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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