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기 규모 10여명에 6억원 상당 추정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 속보=수억대의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됐던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6)의 부모 신모(61)씨 부부의 신병을 확보한 제천경찰이 본격 조사에 나섰다. ▶9일 3면.

9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8일 밤 자진 귀국한 신씨 부부를 압송해 이날 오전 조사를 시작했다.

앞서 신씨 부부는 최근 변호사를 통해 귀국의사를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제천시 송학면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다가 지인들을 연대 보증인으로 세워 은행에서 수억원을 대출받고 또 다른 지인들에게도 상당액의 돈을 빌린 뒤 1998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기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지인들을 통해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몇 차례 표현한 적은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중순 변호사를 선임했을 당시에도 경찰에는 별다른 귀국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당시 경찰도 이들 부부가 변호사를 선임한 만큼 귀국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측만 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차용증을 가진 사람들과는 합의를 끝냈으니 들어온 것 아니겠냐”라며 “피해를 주장하는 분들이 아직 많은데 이들과는 접촉도 하지 않고 귀국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 부부의 귀국이 아들의 앞길을 걱정해 선택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현재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상태다. 언론과의 접촉도 모두 차단했다.

부모가 저지른 일 때문에 마이크로닷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입국했다는 얘기다.

이 사건은 지난해 연예인 가족의 채무를 폭로하는 ‘빚투’ 논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년 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같은 달 19일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몇몇 피해자들의 증언과 피해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후 경찰이 파악한 결과 피해자 규모는 10여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6억원 상당이라고 추정했다.

신씨 부부가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10일 오후까지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천 장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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