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용 청주시흥덕구 토목개발팀장

홍찬용 <청주시흥덕구 토목개발팀장>

(동양일보) 사회 초년생으로 들어와 공직생활을 한 지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의 흐름이 세상의 모든 만물에게 적용되듯이 나도 어느새 나이도 먹고 직장 생활에서도 중간 위치에서 팀원들을 이끌고 사회생활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원만한 직장 생활을 통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회식이다. 직장생활을 통한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필수 불가결한 직장 내의 한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최근 많은 업무로 인해 팀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느낌이 들어 오전에 한 마디 했다.

“밥 한 번 먹자! 팀원들끼리 상의해 날짜 정하고 저녁을 한 번 먹는 게 어떨까?”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머릿속에 과거의 선배들과 같이 했던 회식자리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직장 상사가 말하면 그날 약속이 있어도 무조건 취소하고 반드시 참석해야 했고, 술을 좋아하고 많이 드시는 상사가 있는 자리는 술을 먹지 못하는 체질인 나에게는 회식하는 날은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河事不成)’을 외치며 술을 받아 마시며 버텼고, 그날 기분이 언짢은 상사에게는 꾸지람도 듣고 자리가 끝나고 택시나 대리운전을 통해 집으로 보내드릴 때까지가 업무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왜 그런 분위기에 모든 동료들이 동조돼 회식 시간을 가졌을까? 나에게는 좋은 점도 있었지만 술을 잘 먹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 어려운 시간으로 회상된다.

요즘은 세대가 많이 바뀌면서 회식문화도 점차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워라벨, 소확행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자는 가치관이 정립되면서 회식도 많이 줄었고 저녁의 술자리 회식에서 점심시간 활용 및 맛집 탐방 또는 영화‧공연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유형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는 술을 억지로 권하거나 회식을 업무의 선상으로 보는 것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최근 회식에 대해 모 기관이 설문조사한 결과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회식문화가 필요한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사원‧대리급과 2030세대는 과반수가 ‘필요 없다’, 과장급 이상과 4050세대는 과반수가 ‘필요하다’로 나왔다고 한다. 회식에 대한 인식이 세대별, 계급별로 극명하게 차이 나는 것이다.

이제는 세대별‧계급별로 극명한 인식 차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우리 팀원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 다채로운 의견 소통을 통해서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다 같이 모색해야겠다.

술을 권하는 회식 자리는 점차 줄이고 함께하는 그곳에서 서로 즐겁게 소통하고 한 가족처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문화를 고민해본다.

“밥 한 번 먹자, 내가 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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