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충청권에서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충청지역 A형 간염 확진자는 1150명으로 전국 3597명 중 32.4%를 차지했다. 현재의 감염 속도면 최근 몇 해 사이 감염자가 가장 많았던 2017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심각한 것은 대전 615명, 충남 306명, 충북 229명 등 충청권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전은 1~2월 192명이던 감염자가 3~4월 423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감염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A형 간염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니 상당히 걱정스럽다. 더욱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이 간염은 더욱 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A형 간염은 B형, C형 간염과 달리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병세가 심해져서 간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무시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이 간염에 걸리면 15∼50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식욕부진, 피로감, 복통, 구토, 설사, 검은색 소변, 황달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증세가 있으면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당국은 A형 간염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잠복 기간이 짧지 않은 탓에 환자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등을 기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위생습관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물, 음식, 대소변 등을 통해 사람의 손과 입을 거쳐 감염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술잔을 돌리는 사람, 용변을 본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찌개를 비롯한 음식을 덜어 먹는 습관도 정착되지 않았다. 음식점 종사자들은 손님들이 사용한 컵을 물로 대충 헹군 뒤 다시 내놓는 경우도 있으며 조리사들이 위생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음식을 만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앞치마를 두른 채 화장실에 다녀오는 식당 종사자들도 있다.'

A형 간염에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우리가 모두 철저한 위생관리 습관을 지녀야 해결할 수 있다. 당국도 당연히 이런 방향으로 국민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예방접종을 통해 A형 간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A형 간염이 다시는 유행하지 않도록 근원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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