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연극 ‘손 없는 색시’가 오는 24일 오후 3시, 6시 30분, 25일 오후 3시와 7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설화와 민담에서 출발한다. 계모의 모함으로 양손이 잘리고 내쫓긴 색시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해 갓난아기를 얻지만 다시 아기와 함께 내쫓긴다. 그러던 중 우물에 아기가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을 내민 순간 양손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다.

경민선 작가는 이번 공연에서 기존의 서사구조를 비틀어 색시의 손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는 내용으로 현대 사회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이러한 재해석을 통해 상실의 아픔을 맞은 이들에게 ‘회복이란 상처를 인정하고 나아가는 것’이란 위로를 건넨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늘 자신의 아픈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는 색시가 있다. 어느 날 손은 더 이상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색시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버린다. 극심한 고통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색시의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어미의 슬픔을 안고 태어난 아기는 벌써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는 자신에게 수의를 지어줄 손을 찾으러 우물에 가자고 색시에게 제안하고 두 사람은 함께 손을 찾아 길을 떠난다. 우물에 도착한 늙은 아들이 물을 마시려다 우물에 빠지는 순간 색시의 손이 나타나 아들을 구하고, 아들은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어미의 품에 되돌아온다.

무대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는 이야기꾼이자 인형 연기자다. 배우들의 몸은 인형이나 오브제로 변했다가 세트나 소품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작품의 핵심 캐릭터인 ‘손’은, 때로는 색시를 떠나버린 물질적인 손으로, 때로는 전쟁의 상처를 껴안은 땅으로 모습을 바꾸며 등장하고, 그 위에 정교한 인형과 각종 오브제, 도르래를 활용한 무대 구조가 조화를 이루며 희곡이 담고 있는 시적이고 상징적인 것들을 아름답게 구현해낸다.

24일 오후 3시 공연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시간도 갖는다. 조현산 연출과 경민선 작가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문의=☏042-270-8333.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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